지자체장이 꽂는 낙하산인사, 청문회로 막을수 있을까
지자체 산하단체장 인사청문회 법제화
"밀실인사 면죄부 될수도" 악용 우려도
[파이낸셜뉴스] 지방자치단체 산하 단체장에 지자체장 측근을 임명하는 낙하산 인사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이같은 단체에 대한 지방의회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도록 법 개정이 이뤄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청문회 제도가 강화돼 논공행상에 따른 인사 논란이 줄어들 것으로 보면서도 자칫 국회처럼 측근인사, 밀실인사, 정실인사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루트가 되거나 신상털기식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2월 28일 중앙정부에 따르면, 통상 부처 장관이나 일부 산하 기관장의 경우 인사청문회 제도가 있지만 지자체는 이와 관련한 명문화된 조례 또는 법 조항이 거의 전무했다. 그나마 특별자치도인 제주도에서는 제주특별법에 의해서 실시할 수 있는 정무부지사와 감사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외에 지자체는 '조례'보다 효력이 약한 '지침'에 따라 감사위원장, 지자체 산하 단체장 등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며 제주도 역시 행정시장과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지침에 따르도록 돼있다.
지침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합의에 가까우며 법적 효력은 전혀 없다. 따라서 인사청문회를 열지 않아도 법적으로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전북개발공사 사장은 지난해 후보자로서 전북도의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칠 당시 5년간 금융거래 정보와 직계존비속 재산 내용 등의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도의회가 자질 부족을 근거로 인사청문회를 무산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임명을 강행해 논란이 된 적 있다.
이런 가운데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0년 12월 1일 대표발의한 지방자치법 개정안과 지난 2021년 3월 15일 대표발의한 지방공기업법 개정안이 27일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개정안은 △지방공사 사장 △지방공단 이사장 △지방자치단체의 부시장·부지사 △출자·출연기관의 기관장 등에 대해서도 지방의회가 인사청문회가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됐다.
최춘식 의원은 "지방자치제도가 정착되면서 지방의회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이번에 지방의회 인사청문회 제도 등이 새롭게 도입돼 지방의회의 견제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혜수 경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법적 근거가 없을 때는 지방의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결격 사유를 밝혀내도 주민들이 그 뒤에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닐지 의심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 교수는 그러면서 "법적 규정에 따라서 청문회를 하게 되면 청문회에 정당성이 생긴다"며 "지자체 산하 단체장에게 객관적으로 역량이 부족하다거나 결격 사유가 있다는 점을 밝혀내면 자치단체장에게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국회처럼 과도한 개인 및 가족, 지인들의 신상털기식으로 흐르거나, 역으로 인사청문회가 정실인사, 밀실인사에 정당성을 부여해줄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기존 인사청문회는 도덕성과 실무능력 등을 세심하게 들여다봄으로써 후보자의 자질을 따져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낙마를 전제로 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과도한 신상털기식으로 흐르거나, 오히려 측근인사에 대한 면죄부를 줄 수 있는 루트로 악용되지 않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도 병행돼야 후유증이 적다"고 제언했다.
[email protected] 노유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