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민생 입법 발목잡곤 민생 살리겠다는 이중적 野

파이낸셜뉴스

재정준칙 등 2월 처리무산
정쟁 중단하고 협치나서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쟁만 난무한 2월 임시국회가 민생경제를 외면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산업 등 국가전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추가연장 근로제 유지를 위한 근로기준법과 같이 시급한 민생 경제법안들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에 신속한 통과를 강조했다. 물가가 다시 급등하는 등 경제난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국가경제의 활력소가 될 주요 경제법안과 민생법안들마저 줄줄이 밀리자 국회를 겨냥해 일침을 가한 발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이슈가 2월 임시국회 본회의를 집어삼키면서 정부의 마음도 급해졌다. 민생현안을 다뤄야 할 국회가 책임을 방기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2월 국회 통과라는 타임테이블을 정해뒀던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게 대표적이다. 재정준칙 법안은 정부가 포퓰리즘에 기대어 재정을 물 쓰듯 지출하는 관행을 막는 안전판이다. 더구나 재정준칙은 글로벌 스탠더드로 요구되는 기본원칙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회예산정책처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은 채무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이며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준칙이 반드시 국회에서 법제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야당은 갑자기 공청회 개최를 내세워 사실상 재정준칙 법안 통과에 몽니를 부리고 있다.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K-칩스법)은 매우 중요한 시기에 발목이 잡혔다. 각국 정부들이 반도체산업에 대한 통 큰 세금인하와 투자지원책을 앞세워 자국의 반도체기업 육성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그와 대조적으로 K-칩스법은 처리가 차일피일 미뤄져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한국 경제의 대들보인 D램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로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3월 임시국회도 사정이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민주당은 공청회 등을 빌미로 국가재정법 개정안 처리를 계속 지연시킬 태세다. 그러면서 양곡관리법, 간호사법,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밀어붙이고 있다. 여야 간 이견이 심한 이 핵심법안들은 쉽게 타결되기 어렵다. 그럴 경우 민주당은 강행 처리에 나설 작정이고, 일부 법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설상가상으로 민주당은 '쌍특검'(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및 대장동 각종 의혹)을 내세우며 정쟁을 이어갈 태세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국가재정법과 K-칩스법 등은 3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다수 의석에 기댄 민주당의 떼쓰기 정치는 이쯤에서 중단돼야 한다. 대통령 거부권은 특별한 경우로 한정해서 행사해야 한다. 거부권 행사 전에 여야의 합의로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게 순리를 따르는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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