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신규은행 수요 미지수"… 은행 과점해소 '현실의 벽' 확인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은행권 제도개선TF 첫 회의
비은행 지급결제는 리스크 크고
특화은행 키우자니 수익성 한계
추가 인가는 금산분리 논란 등
대안없이 해묵은 논쟁만 되풀이

6일 서울시내 한 은행 외부전광판에 예금금리를 안내하고 있다. 뉴스1.
6일 서울시내 한 은행 외부전광판에 예금금리를 안내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인상했지만,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수신(예·적금) 금리는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사진은 2월 6일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2023.2.6. 연합뉴스.
지난 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인상했지만,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수신(예·적금) 금리는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사진은 2월 6일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2023.2.6.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저축은행을 지방은행으로, 지방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적극 검토하는 등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가 다양한 방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힌 모양새다. 신규 은행 추가 인가부터 인근업권(보험·카드·증권사)의 지급결제업 진출까지 금융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방안이 테이블 위에 올라왔지만 구체적인 '실현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 보호, 리스크 관리 등의 문제로 좌초됐던 해묵은 안건들이 정부당국 의지만으로 단번에 해결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지방은행을 시중은행으로?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제도개선 TF는 지난 2일 첫 실무작업반 회의를 갖고 은행권내 경쟁 촉진과 구조 개선을 위한 세부 과제를 논의했다. 논의 방향은 △신규은행 추가 인가 △은행과 비은행권간 경쟁촉진 △기존 은행권내 경쟁 촉진이다.

하지만 첫 논의부터 현실성 문제가 지적됐다. 현행 5대 시중은행 체제를 깨기 위해 저축은행과 지방은행 등 '신인'들을 초청하는 방법은 실제 수요가 있는지부터 미지수다. 강영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지난 3일 신규은행 진입 수요에 대해 "손들고 올 분들이 누군지 묻는 절차를 아직 안 밟고 있다. (수요가) 없을 수도 있다"라며 "다만 미래 시점까지 감안해야 하고 제도를 만들어놓으면 (수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회의에서도 특화은행의 수익성 한계 등 건전성 문제, 비금융자주력자에 대한 규제완화시 금산분리 논란 등이 문제점으로 언급됐다. 틈새시장 집중으로 시중은행 독점해소 효과는 미미하고 은행법 개정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현재 시중은행 규모에 상응하는 자본력을 갖춘 은행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대주주 적격성, 비금융주력자 한도와 같은 요건 충족이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오히려 지방은행과 저축은행 발전을 위해 영업구역을 확대하거나 두 개 이상 지방은행을 보유한 지방은행 지주에 대해 계열사간 정보공유를 완화하는 등 시중은행과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대안이 나왔다.

■지급결제 추가 허용 '리스크 관리'에 막혀

인근업권, 즉 카드·증권·보험사에 지급결제 업무를 허용해 은행권과 비은행권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은 수요는 존재하나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안정 리스크 관리가 숙제다. 과거에도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도입을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민주당 김병욱 의원안)이 나왔지만 2년 넘게 논의에 진척이 없다.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에 지급준비금을 예치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를 받는 반면 카드·보험·증권사는 상대적으로 규제 수준이 낮아 건전성 관리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실무작업반은 '동일업무·동일리스크·동일규제' 원칙 하에 정부와 한국은행과 업권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은행권 경쟁촉진 방안 논의가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며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지적된 각 방안의 단점들이 스쳐 지나갈 만한 단점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증권·보험사에 지급결제를 허용하는 건 금산분리 문제가 있다"라며 "그보다 중요한 건 금융위기가 올 때 이 회사들이 시중은행 수준의 리스크 관리 수단을 갖추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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