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저 출산휴가 가요"..배우자 출산휴가 '청구' 아닌 '통지'로 바꿔야
[파이낸셜뉴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국내 합계 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지면서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안 중 하나로 최근 정치권에선 근로자의 배우자가 출산하면 최대 10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을 실질적으로 활성화하는 방안이 추진돼 주목을 끌고 있다. 관련법안은 근로자가 직접 '청구'해야 하는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업주에게 "출산휴가를 쓰겠다"고 '통지'만 해도 편하고 간편하게, 눈치 안보고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같은 '아빠 출산휴가' 보장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근로자가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하기 위해 '청구'하는 방식을 '통지'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출산휴가를 신청하고도 눈치를 봐야 하거나, 사업주가 갖가지 핑계를 대고 휴가 사용을 허용하지 않던가, 아예 휴가기간을 축소토록 유도하는 이른바 '휴가 갑질'을 막자는 취지다. 나아가 근로자의 출산휴가를 좀 더 명확하게 법적으로 보장해줘 마음놓고 출산휴가를 내 육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게 해주자는 게 개정안의 목표다.
현행 남녀고용평등법은 근로자가 배우자의 출산을 이유로 휴가를 청구할 경우 사업주는 10일의 유급휴가를 주도록 정하고 있다. 처음 제도가 도입될 당시 3일이었던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 일수는 지난 2019년께 10일까지 늘었다. 일부 대기업이 배우자 출산휴가로 10일을 부여하는 경우가 있는 것과는 달리 대부분의 상당수 중소기업이 유급휴가 기간인 3일 안팎만 출산휴가를 허용하는 잘못된 관행을 깨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출산휴가 보장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휴가를 청구했는데도 주지 않거나, 법에서 보장하는 10일 미만의 휴가를 부여한 사업주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 하지만 10일 중 일부만 휴가를 주거나 휴가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근로자의 권익이 상당부분 침해받고 있는 게 다반사다. 이유는 인건비 부담 뿐만 아니라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대체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이유에서 출산휴가 보장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현실은 통계치로도 확인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에 낸 '2021년 일·가정 양립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2021년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은 전체 조사 대상 기업(5인 이상) 5070개 중 9.3%에 불과했다.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는 몰라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보다 있어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전체 응답 기업의 25.9%는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를 알고 있지만, 직장 분위기나 대체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 자체를 모른다고 응답한 사업체도 전체의 18.7%에 달했다.
개정안은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한 근로자에게 해서는 안 되는 '불리한 처우'를 보다 구체화했다. 현행법은 해고 또는 '그 밖의 불리한 처우'로만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나 성과평가 차별 또는 상여금 등의 차별 지급 등으로 명문화했다.
직장 내 성희롱 신고 근로자와 피해 근로자에게 해서는 안 되는 '불리한 처분'과 같은 수준으로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출산 전(全) 단계에서 배우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에도, 배우자 출산휴가에 대한 우리의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미진한 수준"이라며 "초 저출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성도 배우자의 출산과 육아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사회문화를 만들기 위해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정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