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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까지 처벌해야'..반도체 기술 유출 입법 강화 재점화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수원지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수원지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파이낸셜뉴스]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첨단산업 핵심 기술을 노린 각 국의 유출 시도가 잇따르면서 기술유출 방지 입법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첨단산업 핵심기술이 해외로 빠져나갈 경우 국가 경쟁력이 단번에 무너질 수 있는 만큼 기술 유출을 엄단하고 있는 해외 주요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처벌 수위를 대폭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기술유출 브로커 처벌 사각지대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전·현직 임직원들이 해외로 기술 유출을 시도하다 잇따라 적발된 것을 계기로 국회에서 첨단산업 기술유출을 막기 위한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기술 유출을 목적으로 이직을 알선하는 브로커에게 기술유출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긴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사실상 기술 유출 당사자에게만 손해배상 책임을 묻고 있는데, 일선에서 핵심인력 매수를 시도하는 브로커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국내에서 적발된 기술유출 시도 사례를 보면 해외 기업 뿐 아니라 정부까지 연계돼 조직적으로 추진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우리나라와 기술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발 기술유출 시도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이 대표발의한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은 산업기술 유출에 따른 처벌 수위를 대폭 상향한 게 골자다. 국가핵심기술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되게 할 목적으로 부정한 방법을 통해 기업·연구기관과 같은 대상기관의 산업기술을 취득하는 행위에 대해 기존 3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15억원 이하의 벌금에서 7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30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솜방망이 처벌로는 한계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에서 국회 차원의 입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위산업기술 유출 시 부과하는 벌금을 최대 30억원 이하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방위산업기술 보호법 개정안(국민의힘 홍석준 의원 대표발의)은 1년 넘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술 유출 시도가 성공할 경우 기업 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여야가 기술유출 범죄 엄단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추산한 우리나라의 한해 기술 유출 피해 규모는 56조2000억원이다. 이는 지난 2021년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2071조원의 약 2.7%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허청과 대검찰청도 최근 양형위원회를 열어 영업비밀 침해 등 기술유출 범죄의 양형기준을 정비하기로 했다. 이에 법정형에 비해 낮았던 실제 기술유출에 대한 처벌 수위도 상향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가 중국 국적인 브로커들은 첨단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는데 성공할 경우 거액의 수수료를 받는다"며 "브로커들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국내 인력들에 접촉하고 있는 만큼 기술유출 사각지대를 막기 위한 법적 체계를 촘촘히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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