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선 지재권 이야기] ADR 제도와 분쟁해결의 전문성
ADR기관 상호협력 해 조정의견 낼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 선행돼야
지식재산권 관련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우선적으로는 민형사적 제재 및 구제 수단이 고려된다. 법원에서 종국적으로는 객관적이고 합법적 판단을 받을 수 있으나, 분쟁사건이 확정될 때까지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결과적으로 지재권 분쟁에서 승소하더라도 사업 시기를 놓쳐서 해당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체적 분쟁해결제도(ADR)의 필요성과 효용성이 주목받고 있으며, 지재권 분쟁 사건에서도 ADR 활용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ADR을 통한 지식재산권 분쟁 해결제도가 확대되고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다.
국내 지식재산 ADR 제도는 주로 행정형 ADR로서 산업재산분쟁조정위원회, 중소기업기술분쟁조정·중재위원회, 산업기술분쟁조정위원회, 저작권분쟁조정위원회 등 각각 관련부처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와 기술이 융복합적으로 적용되는 사업분야가 늘고 있어 기업 간 분쟁사건은 특허권 등과 같은 산업재산권 외에도 컴퓨터 프로그램을 포함한 저작권 침해뿐만 아니라 부정경쟁행위, 영업비밀침해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분쟁 당사자들은 이러한 분쟁에 대한 모든 사안을 ADR 기관을 통해 일거에 해결하고 싶어도 각 소관부처의 고유영역이 있기 때문에 한곳에서 모두 다 처리할 수 없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그 결과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분쟁을 해결한다는 ADR 제도 본연의 취지를 살릴 수 없게 된다. 물론 각 부처에서 운영하는 중재·조정위원회는 소관분야에서 전문성이 뛰어나고 많은 관련사례가 축적되어 있으므로 가장 합리적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분쟁 이슈가 산업재산권과 저작권이 혼합된 경우 산업재산권과 저작권 침해에 대해 각각 다른 ADR 기관을 통해 조정을 받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실무적으로도 신청된 사안 중 해당 기관에서는 취급할 수 없는 권리가 일부 포함되었을 때 이를 조정대상에서 제외하고 조정협의를 할 수밖에 없어 분쟁 당사자들이 원하는 종국적인 해결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허청에서는 '산업재산 분쟁조정원'을 설립할 계획이며 '산업재산분쟁종합지원센터' 설립도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관 설치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물론 지식재산권에 특화된 통합형 ADR 기관을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으나 관련 행정체계가 재정비되기 전에는 즉각 시행되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지만 각 권리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ADR 기관이 상호 협력해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여 조정의견을 내거나 조언할 수 있도록 하는 협력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식재산위원회를 통해 관련 부처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편 지식재산권 분쟁에 대한 ADR 제도를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분쟁해결 전문가 발굴 및 양성이 필수적이다. 현재도 각 기관은 해당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지닌 실력 있는 전문가들을 조정위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각 분야 전문가를 조정위원에 위촉하고 관련 조정사건을 담당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효과적으로 ADR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위촉된 조정위원에 대해 ADR 관련 교육을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다양한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각 전문가들의 성과를 공유해 지식재산권 분야의 대체적 분쟁해결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ADR에서의 전문성은 해당 기술분야, 해당 제도 및 법률전문가라는 한 축과 조정·중재에 대한 이론과 경험이라는 다른 축을 다 겸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양성된 전문가들의 커리어를 관리하고 인재풀을 구축하게 되면 다른 기관의 중재·조정위원회와 전문가를 공유할 수 있으며 기관끼리 협력해 전문가 의견을 제공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email protected] 김충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