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심장성 쇼크 환자에게 국내 첫 '임펠라' 시술 성공
"임펠라 도입으로 치료 선택지 크게 넓어져"
[파이낸셜뉴스] 삼성서울병원이 심장성 쇼크 환자에게 국내 최초로 ‘임펠라(Impella)’ 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중증 심부전 환자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임펠라 시술을 순환기내과 중재시술팀(권현철·최승혁·한주용·송영빈·양정훈·이주명·최기홍·이상윤 교수)이 지난 12일 시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임펠라는 급성 심근경색 등으로 심장이 정상적으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는 심장성 쇼크 환자에게 사용되는 기계적 순환보조장치(MCS)다.
대퇴동맥을 통해 좌심실에 삽입된 후, 펌프 작용으로 혈액을 대동맥으로 내보내며 심장의 부담을 줄이고 주요 장기에 혈류를 공급한다. 환자 상태가 안정되면 기기를 제거할 수 있다.
심장성 쇼크는 심근경색, 심근염, 심근병증 등으로 인해 심장의 펌프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전신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는 응급 질환이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심장성 쇼크의 생존율은 약 40% 수준으로, 여전히 치명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에크모(ECMO) 나 대동맥 내 풍선펌프(IABP) 등의 장비가 사용돼 왔지만, 이들 장비는 심장 보조 효과가 제한적이고 합병증 위험이 높았다. 이에 비해 임펠라는 좌심실 기능을 직접 보조하며 심장성 쇼크 환자의 사망률을 낮춘 유일한 장치로 평가받는다.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임펠라를 표준 치료 장비로 도입해왔다. 현재 전 세계 수천 개 병원에서 폭넓게 사용 중이며, 국내에서는 이번 삼성서울병원의 첫 시술을 계기로 본격 도입이 시작됐다.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순환기내과 양정훈 교수가 첫 시술을 집도했다. 양 교수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약물이나 제한적인 순환보조장치에 의존해 심장성 쇼크를 치료해왔으나, 임펠라 도입으로 치료 선택지가 크게 넓어졌다”며 “앞으로 심장성 쇼크 환자의 생존율과 회복 가능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시술 성공은 단순한 의료기술 도입을 넘어, 국내 의료 현장에서 심장성 쇼크 치료 패러다임을 전환할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향후 임펠라 시술의 임상 데이터를 축적하고, 국내 환자 특성에 최적화된 시술 프로토콜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심장내과, 중환자의학과, 흉부외과 등 다학제 협진체계를 통해 중증 환자 맞춤형 치료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임펠라는 미국의 애보트 자회사 애비오메드(Abiomed)가 개발한 장비로, 초당 최대 3.5L의 혈액을 대동맥으로 공급해 심장 기능을 보조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만건 이상의 시술이 시행되고 있으며, 급성 심근경색, 심장 수술 후 저심박증, 난치성 심부전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내 도입이 늦었던 이유는 고난도의 기술적 숙련도와 고가의 장비, 보험 수가 등 여러 제도적 제약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삼성서울병원의 시술 성공을 계기로, 다른 상급종합병원에서도 단계적으로 임펠라 프로그램 도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성과를 계기로 심장성 쇼크 환자 치료의 질적 향상을 위한 국가 차원의 연구와 교육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 후 쇼크가 발생한 환자는 치료 골든타임이 짧아, 응급 대응 시스템과 심혈관센터의 유기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병원 측은 “향후 임펠라 시술이 전국 주요 권역심혈관센터로 확대되면, 응급환자들의 생존율이 개선되고 사회적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임펠라 시술 이전에도 여러 심혈관 치료 분야에서 국내 최초의 성과를 내왔다. 지난 4월, 중재시술팀은 관상동맥 내 석회화 병변을 제거하는 ‘관상동맥 내 쇄석술(IVL, Intravascular Lithotripsy)’ 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시켜 주목받았다.
이처럼 삼성서울병원은 심혈관 질환 치료의 최신 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환자 중심의 고도화된 치료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양 교수는 “임펠라 시술은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을 넘어, 환자가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라며 “심장성 쇼크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제시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