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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단식 투쟁 종료…보수 단결 불씨 살렸지만 특검 벽은 높았다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2 15:38

수정 2026.01.22 15:55

'7박8일' 단식 농성 끝낸 장동혁
박근혜 전 대통령 중단 권유 수용
"싸우는 야당 대표" 이미지 구축
이준석·유승민 등 '보수 단결' 기회
'韓 제명' 리더십 위기 돌파구되나
與, '묵묵부답'..단식 성과엔 물음표
"양심이 있다면 나와야" 與에 성토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여드레째 단식을 이어가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건강 악화로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어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여드레째 단식을 이어가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건강 악화로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어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쌍특검(통일교·공천 헌금)법' 수용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이 마침표를 찍었다. 장 대표가 '최후의 수단' 단식 카드로 처절하게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힘을 보태면서 '보수 단결'에는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무반응'으로 일관하면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 대표는 22일 오전 11시 55분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된 7박 8일간의 단식 투쟁을 마치고 텐트 밖으로 나오면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이송 직전 기자들과 만나 "좀 더 길고 큰 싸움을 위해 오늘 단식을 중단한다"며 "그러나 부패한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폭정을 향한 국민의 탄식은 오늘부터 들불처럼 타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3일차부터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단식 중단에 이르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장 대표는 수 차례 흉통을 호소했고, 의료진은 심정지 가능성과 뇌손상 위험까지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07명 전원은 장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건의하며 병원 이송을 시도했지만 장 대표가 이를 완강하게 거부하면서 8일차에 접어들었다.

장 대표가 단식 중단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박 전 대통령의 단식 만류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장 대표를 찾아 "훗날을 위해 단식을 멈추고 건강을 회복해 달라"고 전하자, 장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며 단식 중단을 전격 선언했고, 박 전 대통령이 떠난 지 1시간 만에 텐트 밖으로 나섰다.

이번 8일간의 '단식 정치'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거부와 중앙윤리위원회의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제명 의결로 위기에 빠졌던 리더십 재평가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2월 장 대표는 계엄 사과 거부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설'까지 나오며 극심한 당내 반발에 시달렸지만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계기로 기사회생했다. 이번에도 한 전 대표 제명 여부를 두고 당내 소장파·친한계의 비판이 쏟아졌지만 단식 종료 후 "목숨까지 던져 희생하며 싸우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장 대표의 뜻을 이어 쌍특검을 끝까지 관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의 방문은 '지지층 결집'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2016년 국회의 탄핵 이후 처음이다. 여전히 고령의 보수 지지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상징적 인물인 만큼, 장 대표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불렀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여부를 두고 장 대표와 각을 세웠던 인물들과의 만남도 '보수 단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 등 '절윤(切尹)' 인사들이 장 대표를 격려하기 위해 단식장을 찾으면서 힘을 실어줬다. 그 외에도 국민의힘 소속의 광역단체장 전원과 대선 후보이자 전당대회 경쟁자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장 대표를 찾았다.

'싸우는 야당 대표'라는 이미지 확보에도 일조했다. 장 대표를 비토하는 당내 의원들의 비판 근거는 "잘 싸우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윤 전 대통령 면회·계엄 사과 거부·한 전 대표 제명 등 대여 투쟁의 중요한 분기점 마다 '자책골'을 넣는 행동을 반복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24시간 필리버스터에 이은 단식 투쟁으로 '싸우는 야당 대표'로서의 리더십 회복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개혁신당과의 '팀플레이'도 눈에 띄었다. 지난 15일 본회의에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19시간 필리버스터'로, 장 대표는 단식 시작으로 합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21일 해외 일정을 조기에 마치고 귀국해 장 대표를 찾아 격려하기도 했다. 양당은 쌍특검 관철을 위한 공조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당의 '특검 연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여전히 주도권은 민주당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의 희생으로 쌍특검법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여론을 움직였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민주당이 특검을 수용하지 않으면 장 대표의 희생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여권 인사들은 8일 간 단 한 차례도 장 대표의 단식장을 찾지 않았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 역시 지난 21일 국회에 방문했지만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만 만나고 바로 국회를 떴다. 그럼에도 결국 민주당의 특검 수용이라는 결과를 얻어낼 경우 장 대표의 입지는 더욱 확실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비정하다. 기본적 정치의 도리도 없었다"며 "하지만 장 대표의 단식이 헛되지 않았으며, 왜 목숨을 걸고 대여투쟁을 해야 하는지 국민들이 납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식 후유증을 회복해야 할 장 대표에게는 여전히 무거운 짐들이 쌓여 있다.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숙제는 '한 전 대표 제명'이다. 23일 한 전 대표의 재심 청구 기한이 종료된 뒤 내주 중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한 전 대표의 제명을 확정할 가능성이 있다. 쌍특검이라는 성과를 쌓아 올리더라도, 한 전 대표를 제명할 경우 당이 다시 사분오열되면 외연 확장과 지방선거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에는 도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단식 이후의 대여 투쟁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당장은 지역별 릴레이 시위 등을 통해 각개전투를 벌이겠다는 방침이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더 이상 내홍 없이 보수가 결집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자는 것의 의원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