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TA, 글로벌 항공사 합산 순이익 230억 달러로 당초 대비 대폭 하향
항공유 가격 전년비 70% 폭등·영공 우회 등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인
국내 항공사도 2분기 고환율·고유가 겹악재…LCC 수익성 방어 '비상'
매출은 역대 최대 전망되나 연료비 등 운영비 급증에 수익성 잠식 심화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항공업계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항공유 가격 폭등과 운항 차질 여파로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당초 예상보다 절반 가까이 대폭 하향 조정했다. 고유가와 고환율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항공업계 역시 2분기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는 등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견조한 여객 수요로 역대 최대 수준의 매출이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치솟는 연료비 등 운영비 증가폭이 이를 크게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연례 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최신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글로벌 항공 교통량의 85%를 차지하는 IATA 370개 회원사의 올해 합산 순이익 전망치는 230억달러(약 35조9000억원)로 제시됐다.
IATA는 이번 실적 전망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 급격한 항공유 가격 상승을 지목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등으로 촉발된 중동전쟁 양상이 항공사들에 역내 영공 우회 비행을 강제하면서 연료 소모량이 늘고 전체 운항 효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은 "항공유 가격이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급등한 데다 걸프 지역 운항 교란까지 겹치며 전망치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항공유 가격은 전년 대비 70% 폭등해 배럴당 평균 152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항공사들이 지불해야 할 올해 연료비 총액은 지난해 2520억달러(약 393조원)에서 3500억달러(약 546조원)로 40%가량 급증하며 전체 운영비의 31.4%를 차지할 전망이다. 탑승객 1인당 순이익도 지난해 9달러10센트(약 1만4200원)에서 4달러50센트(약 7000원)로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게 된다.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스피릿항공이 파산한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추가 도산이나 대형 항공사 주도의 인수합병(M&A)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항공업계 역시 이 같은 수익성 악화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전통적 비수기인 2·4분기에도 일본 및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여객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으나, 고환율 장기화와 유가 급등이 겹치며 수익성 방어에 적신호가 켜졌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유류비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단거리 노선 출혈 경쟁이 심화된 주요 LCC들은 유류할증료 인상만으로 원가 상승분을 온전히 상쇄하기 어려워 단기 실적 눈높이를 대폭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전체 여객 수요 자체는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항공업계의 총매출은 전년 대비 9.4% 증가한 1조1650억달러(약 1815조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체 운영비 증가폭(13%)이 매출 증가폭을 앞지르면서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실은 갉아먹히는 불균형적인 수익 구조에 직면하게 됐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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