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피해자 손 잡아준 나화진 같은 '좋은 어른' 있는 사회 되길"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참교육' 홍종찬 감독 인터뷰
공개 사흘만에 넷플 비영어권 1위
"사이다 같은 드라마" 외신들 호평
학원물도 결국 사회 전체 이야기
두편 연속 청소년 문제 다룬 이유
'무너진 교권' 묵직한 화두 던져
학폭 피해자 외면받는 현실 답답
'교권보호국' 판타지적 응징 통해
작품 속 통쾌한 카타르시스 선사

주연 배우 김무열은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미국의 프로레슬러이자 배우인 존 시나에 빗대 '한국의 존 시나'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주연 배우 김무열은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미국의 프로레슬러이자 배우인 존 시나에 빗대 '한국의 존 시나'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말로 해서 듣는 놈은 말로, 때려야 듣는 놈은 때려서라도 가르친다. 어른이 애들을 무서워하면, 세상은 망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서 가상의 조직 교권보호국 감독관 나화진(김무열)이 던지는 대사다. '참교육'이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 TV쇼 1위에 오르며 글로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40여 개국에서 1위를 한 이 작품은 학교폭력, 교권 침해, 악성 민원 등 한국 사회의 교육 현안을 정면으로 다뤘다.

■서이초 사망 사건부터 청소년 도박까지…불편한 현실

'참교육'은 동명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10부작 시리즈로, 무너진 교육 현장을 바로잡기 위해 설립된 '교권보호국'의 활약을 그린 학원 액션·사회 드라마다. 촉법소년 제도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환기한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부터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변호사 아들 학교폭력 및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청소년 도박과 마약 문제까지 그동안 사회면을 장식했던 수많은 사건들을 떠올리게 한다.

"학생 체벌과 폭력적 해결 방식을 미화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에피소드마다 자아낸 공분을 '판타지적 응징'으로 풀어내며 '모범택시'를 잇는 이른바 '사이다 드라마'로 등극했다. 주연 배우 김무열은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미국의 프로레슬러이자 배우인 존 시나에 빗대 '한국의 존 시나'라는 별명을 얻었다.

외신의 호평도 뒤따랐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정의가 실종된 현실에 분노하게 만든다"며 "올해 공개된 작품 가운데 가장 영리하고 중독성 강한 '사이다 드라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오피니언 리더부터 학부모까지 국내 온라인도 뜨겁다. 경기도 한 학군지에 거주하는 한 시청자는 SNS에 "드라마가 과장이 좀 심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중학생 자녀가 수업 중 책상에 발을 올린 학생에게 교사가 내리라고 하자 '쥐가 나서 그렇다'고 답했고, 결국 교사가 그냥 수업을 진행한 사례를 들려줬다"며 "드라마 속 해결 방식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문제를 인식해야 하는데, '참교육'은 그 문제 인식의 수준에서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한 유명 의사는 '참교육 아웃'을 주장하는 기사를 공유하며 "단지 '폭력은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교육과 인권 분야에서 오래 활동해온 사람들이 이제는 답해야 할 때가 됐다.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이야기해야 한다"고 적었다.

실제로 한 교육감 당선인은 지난 13일 '교권보호국' 신설 여부를 두고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홍종찬 감독 넷플릭스 제공
홍종찬 감독 넷플릭스 제공

■홍종찬 감독 "좋은 어른 존재 말하고 싶었죠"

'참교육'을 연출한 홍종찬 감독은 지난 1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참교육'이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본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충분히 논의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시선으로 보고 이야기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좋은 어른의 존재"라며 "아이들 주변에 좋은 어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극 중 교육부 장관 최강석(이성민)이 학생의 손에 예비 신부를 잃고 실의에 빠져 있던 나화진의 손을 잡아줬듯 나화진 역시 학폭 피해자 출신 교권보호국 감독관 임한림(진기주)에게 그런 어른이 돼준다.

홍 감독은 "교권보호국의 역할도 결국 피해자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소년심판'에 이어 다시 청소년 문제를 다루게 된 이유로 그는 "청소년 이야기는 결국 가족 이야기이자 학교 이야기이며, 더 넓게 보면 우리 사회 전체의 이야기"라며 "학원물이라고 해도 그 안에는 다양한 관계와 주제가 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이번 작품 연출에서 "현실의 답답함에만 머무르지 않고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주고 싶었다"며 "현실의 이야기는 밀도 있게 다루되 교권보호국이 움직이는 순간만큼은 활극처럼 속 시원하게 보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주역을 꿰찬 김무열에 대해 "기존에 갖고 있던 매력은 물론,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까지 담아낼 수 있어서 흐뭇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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