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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 규모보다 방향이 중요…대형 펀드보다 다수의 소규모 펀드 필요"[2026 콘텐츠산업포럼]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2026콘텐츠산업포럼. 콘진원 제공
2026콘텐츠산업포럼. 콘진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책금융이 K-콘텐츠 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며 민간 투자 유치의 마중물 역할을 해왔지만, 정작 콘텐츠 산업이 필요로 하는 초기 단계 투자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정책금융의 규모를 확대하는 것보다 산업 특성에 맞는 자금 공급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7~19일 서울 CKL스테이지에서 '세계를 감동시키고 경제를 풍요롭게 하는 K-콘텐츠'를 주제로 '2026 콘텐츠산업포럼'을 개최했다.

콘텐츠 산업에 맞게 운용해야

박형택 와프인베스트먼트 상무는 18일 'K-콘텐츠 글로벌 도약 엔진: 정책금융의 역할과 필요성' 발제를 통해 "정책금융 규모 확대를 넘어 콘텐츠 산업에 적합한 운용 전략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5년 K-콘텐츠 수출액은 149억 달러(약 22조600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도 올해 모태펀드 문화·영화 계정을 7318억원 규모로 확대하고, 해외 자본 기반의 글로벌리그 펀드 1500억원을 조성하는 등 정책금융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정책금융 규모는 커졌지만 정작 필요한 곳에 자본이 도달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현재 운용 구조는 산업 논리보다 금융 논리가 우선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콘텐츠 산업의 가장 큰 특징으로 높은 불확실성과 긴 투자 회수 기간을 꼽았다. 콘텐츠 IP는 투자 후 실제 수익 창출까지 통상 7~8년 이상이 걸리지만, 문화콘텐츠 모태펀드 자펀드는 투자 4년·회수 4년의 총 8년 구조로 운영돼 초기 단계 투자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박 상무는 운용사 선정 방식 역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는 과거 투자 수익률이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며 "금융의 관점에서 안정적이고 수익률이 높은 운용사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콘텐츠 투자 비중이 낮은 운용사일수록 수익률이 높다는 점이다. 또 콘텐츠 투자를 하더라도 다수 투자자가 참여한 후기 단계 프로젝트에 소액 분산 투자할수록 성과 평가와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했다.

그는 "콘텐츠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은 초기 단계에서 더 큰 위험을 감수하며 투자해 줄 수 있는 자본"이라며 "산업 수요와 자본 공급 간 미스매치"라고 진단했다.

박 상무는 "정책금융의 역할은 시장이 감당하기 어려운 초기 위험을 함께 부담하는 데 있다"며 "현재 구조에서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투자자보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운용사가 정책 자금을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운영사 평가 기준 달리하고 펀드 구조 세분화" 제언

해법으로 그는 운용사 평가 기준을 수익률 중심에서 산업 기여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IP 발굴 역량, 초기 투자 실적, 콘텐츠 산업 전문성 등을 평가에 적극 반영해 생태계 육성에 기여하는 운용사를 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펀드 구조의 세분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0~500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보다 100~150억원 규모의 소형 펀드를 여러 개 조성해 초기에 자금이 빠르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초기·스케일업·세컨더리 등 투자 단계와 펀드 운용 특성에 따라 선정 기준을 세분화해 단계별 전문성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콘텐츠 기업 인수합병(M&A)과 세컨더리 시장을 활성화해 회수와 재투자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고, IP 가치평가 체계를 고도화해 보증·융자와 연계할 필요성도 제시했다.

박 상무는 "정책금융은 '얼마를 넣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흐르게 하느냐'의 문제"라며 "가장 불확실하고 회수 기간이 긴 산업일수록 장기적 시각을 가진 자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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