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BESS 시장 잡아라" 해외 자본 수십조원 투자 경쟁
대만 홍더에너지 4.7조원 투입
저장소 시장 2040년 15배 성장 전망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해외 기업들이 일본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2일 보도했다.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정부 지원책을 발판으로 성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자본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닛케이 따르면 대만 재생에너지 기업 HDRE(홍더에너지과기)는 2030년까지 일본에 약 5000억엔(약 4조7526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배터리 저장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호주 금융그룹 맥쿼리 계열 기업과 미국 인프라 투자사들도 잇달아 일본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HDRE는 일본 전력망에 연결되는 특별고압급 배터리 저장소 수십 곳을 건설할 예정이다. 저장소 1곳당 출력 규모는 5만~15만kW 수준이며 2030년까지 총 320만kW 규모의 설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일본 내 최대 도입 계획을 추진 중인 간사이전력의 목표치(100만kW)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HDRE는 이미 호주와 대만에서 배터리 저장소 사업 경험을 축적했으며 지난해 11월 삿포로에서 일본 첫 저장소를 가동했다. 일본 미쓰비시전기도 HDRE에 투자했으며 양사는 저장소 제어 시스템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도 설립했다.
투자 자금은 저장소별 특수목적회사(SPC) 설립과 인프라 펀드 조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HDRE는 20년 운영 기준 내부수익률(IRR) 4~5%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국내외 연기금과 생명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일본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약 20% 수준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40~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비중이 늘어날수록 전력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저장소 수요도 함께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로 일본의 저장소 보급 수준은 아직 초기 단계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 내 가동 중인 저장소 규모는 64만kW로 영국과 호주 등 주요 재생에너지 선진국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장 성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일본 저장소 시장 규모가 2040년 960만kW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대비 약 15배 성장하는 셈이다.
호주 맥쿼리 그룹 계열 에쿠에너지는 일본에서 매년 수백억엔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인프라 투자사 아이스퀘어캐피탈도 2030년까지 75만kW 규모 저장소 건설에 약 1500억엔을 투입할 계획이다.
미즈타 요이치로 헥사에너지서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은 저금리 환경 덕분에 투자 레버리지 효과가 크고, 달러 기준 인건비와 운영비도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 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역사회 수용성 확보가 향후 사업 확대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장소 운영 비용이 송전요금을 통해 전기요금에 반영될 수 있는 만큼 지역 고용 창출과 주민 지원 등을 통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