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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전력 폭증...유엔 '환경투명성' 촉구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인공지능(AI)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 곳곳에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들어서는 가운데, 유엔이 주요 AI 기업들을 향해 처음으로 환경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공식 촉구했다. AI가 미래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막대한 전력과 물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가 기후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 기후 행동 주간' 연설에서 'AI 환경 투명성 이니셔티브(AI Environmental Transparency Initiative)'를 제안하며 "모든 주요 AI 기업이 자사 시스템이 환경에 미치는 전체 영향을 측정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2030년까지 모든 데이터센터를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AI 산업의 에너지 전환도 요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AI 산업이 창출하는 환경 비용을 더 이상 감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숨은 비용은 없어야 하며, 그 부담이 이를 감당하기 가장 어려운 사람들에게 전가돼서도 안 된다"며 "AI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려면 그 과정에서 치르는 환경적 대가도 솔직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환경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의 약 30%는 석탄 발전에서 공급된다. 재생에너지 비중은 27%에 그쳤고 천연가스 26%, 원자력 15% 순이었다. 향후 5년 동안에도 재생에너지 비중이 절반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 관련 물과 에너지 소비, 오염 규모가 향후 4년 안에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터센터의 전 세계 전력 소비 비중 역시 2025년 1.5%에서 2030년에는 3%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현재 유럽을 강타한 폭염을 언급하며 기후위기의 심각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후 혼란이 우리 눈앞에서 가속화되고 있다"며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를 인용해 "우리 세계는 기후위기와 에너지위기라는 두 가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탄화수소에 중독된 세계의 어리석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런던 기후 행동 주간에서는 런던과 미국 보스턴·시애틀, 호주 시드니, 이탈리아 밀라노,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전 세계 41개 도시가 '글로벌 도시 데이터센터 협약(Global Cities Data Center Compact)'도 발표했다. 이들 도시에는 1700여개의 데이터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총인구 9000만명을 대표하는 시장들은 AI 인프라 확장에 따른 지역사회와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AI 업계의 협력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사진=EPA 연합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사진=EPA 연합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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