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10만명 감원' 초강수…독일 공장 4곳 생산중단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이 최대 10만명을 감원하고 독일 공장 4곳의 생산을 중단하는 초대형 구조조정에 나선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유럽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잠식되고 있는 데다 미국 관세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기존 구조조정 계획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전 세계 직원 약 62만5000명 가운데 최대 10만명을 감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약 6명 중 1명이 회사를 떠나는 셈으로, 계획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자동차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 가운데 하나가 된다.
이번 감원 규모는 1990년대 제너럴모터스(GM)의 7만4000명 감원과 1993년 IBM의 6만명 감원을 뛰어넘는다. 다만 독일 최대 산업노조 IG메탈과 노사협의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실제 감원 규모는 협상 과정에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폭스바겐은 이미 지난해 말 노조와 오는 2030년까지 독일에서 5만명을 감원하고 생산능력을 연간 50만대 줄이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독일 경제지 '매니저마가진'이 처음 보도한 새로운 구조조정안에는 여기에 최대 5만명을 추가 감원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시설 축소도 한층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기존에 드레스덴 공장을 폐쇄하고 내년 생산이 종료되는 오스나브뤼크 공장 매각을 추진 중이다. 새 계획에는 엠덴·츠비카우·하노버의 폭스바겐 공장과 네카르줄름의 아우디 공장 등 독일 내 4개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는 방안까지 포함됐다.
올리버 블루메 최고경영자(CEO)는 공장을 완전히 폐쇄하기보다는 중국 시장용 차량을 생산하거나 다른 자동차 업체 또는 방산업체에 공장을 넘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은 최근 선박 엔진 사업부 에버렌스를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에 74억유로에 매각한 데 이어 추가 자산 매각도 검토하는 등 핵심 자동차 사업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고 있다.
폭스바겐이 구조조정 수위를 높이는 가장 큰 배경은 중국 업체들의 급성장이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5월 유럽에서 판매된 신차 10대 가운데 약 1대는 중국 브랜드였다. 가격 경쟁력과 전기차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유럽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자동차 관세 정책과 중동 분쟁에 따른 공급망 불확실성, 중국 시장 판매 부진까지 겹치면서 폭스바겐은 기존 구조조정만으로는 경쟁력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블루메 CEO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지금처럼 위험이 컸던 적은 없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폭스바겐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60억유로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기자 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