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으로 코인하다 빚더미"...금융당국, 현역병 대부업 대출 차단 시동
[파이낸셜뉴스] 연 20%에 달하는 고금리 대부업 대출을 받아 '빚 수렁'에 빠지는 현역 병사들이 늘면서 금융당국이 대부업 대출에 제동을 건다. 대부업의 현역병 대상 신용대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관리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한국대부협회와 함께 군 장병이 급여통장 사본을 근거로 받는 신용대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내용을 담은 대부업 표준업무방법서 개정을 협의 중이다. 이르면 3·4분기 안에 개정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은행과 중소금융업권은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사업소득원천징수영수증, 소득금액증명원, 연금증서 등을 소득증빙서류로 인정한다. 반면, 대부업권은 급여통장 사본까지 인정하면서 현역병이 군 복무기간에 받는 급여를 통해 신용대출이 가능했다.
지난 4월 현역병 대출을 취급해온 대부업체 4곳에 대해 현역병 대상 신규 취급을 제한한데 이어 제도화를 통해 원천 봉쇄에 나서고 있다. 주식과 가상자산(코인), 도박에 빠져 월급을 탕진하거나 고금리 대출까지 받아 투자하는 장병들이 늘어나자 '대출 차단'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대부업체 상위 30곳의 군인 대출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군장병 신용대출 잔액은 444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반병사 대출이 242억원으로, 장교·부사관 등 직업군인 대출(158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직업군인도 아닌, 사실상 금융취약계층에 가까운 현역병들이 연 17.9~20% 고금리로 대출을 빌려 채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채무조정을 신청한 군 복무자는 2021년 495명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2022년 753명, 2023년 1015명 등으로 늘었다. 매년 1000명 안팎의 채무조정 신청이 이어지는 등 '빚의 늪'에 빠지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역 군인들의 월급은 지속가능한 소득도 아닐 뿐만 아니라 금융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부업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 하락 등 부채 문제를 겪을 수 있다"며 "사실상 현역병들의 대부업 대출은 거의 막혀 있지만 제도화를 통해 확실하게 차단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우려가 커짐에 따라 군인 대상 금융교육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군 장병을 상대로 복무 주기별 금융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3월 이찬진 금감원장이 직접 육군 제31보병사단을 찾아 훈련병 200여명의 상대로 특강을 실시하기도 했다.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도 같은 달 육군 제6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280여명의 장병을 대상으로 특강에 나선 바 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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