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타박상인 줄 알았는데 골절" 방치땐 평생 후유증

변옥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60대 이상, 골밀도 낮아 '살짝 짚어도 뚝'…낙상 4년 새 3배 급증
온병원 관절센터 "사고 즉시 조기진단…방치땐 수술만 어려워져"

부산 온병원 관절센터 조현익 과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온병원 제공
부산 온병원 관절센터 조현익 과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온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 주말 저녁 길을 건너다 턱에 걸려 넘어졌던 60대 후반 A씨. 넘어질 당시 오른팔로 땅을 짚었지만 금방 털고 일어났고 눈에 띄는 상처나 극심한 통증이 없어 병원 응급실을 찾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틀 뒤 월요일 아침, 오른쪽 위팔(상완골)이 퉁퉁 부어오르고 통증이 심해져 인근 병원을 찾았다가 청천벽력 같은 '상완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주치의는 "부러진 뼈가 더 어긋나기 전에 하루빨리 큰 병원으로 가 수술을 받으라"고 권유했다.

A씨는 곧바로 부산 온병원 관절센터 조현익 과장(정형외과전문의)을 찾아 정밀 검사를 진행, 30일 어긋난 위팔뼈를 바로잡고 견고하게 고정하는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조금만 늦었어도 뼈가 잘못 붙거나 주변 신경을 건드려 큰 후유증을 남길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부산 온병원 조현익 과장은 "60대 이후 어르신들의 경우, 고령화와 골다공증 등으로 인해 골밀도가 현저히 떨어져 있어 청장년층에 비해 훨씬 쉽게 골절이 발생한다"고 경고한다.

미끄러지거나 턱에 걸려 땅을 가볍게 짚는 정도의 충격만으로도 위팔뼈(상완골)나 손목, 고관절 등이 쉽게 부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낙상 직후 통증을 '단순 타박상'으로 오인해 방치하는 경우다.

온병원 관절센터 조현익 과장은 "골절상을 입은 채 치료를 미루고 팔을 계속 움직이면 부러진 날카로운 뼈끝이 주변의 중요한 요골신경이나 혈관을 찔러 마비 같은 2차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과장은 이어 "뼈가 어긋난 상태로 잘못 붙는 '부정유합'이나 아예 붙지 않는 '불유합'으로 이어지면 관절이 딱딱하게 굳어 평생 세수나 식사 등 일상생활에 극심한 제약을 받게 되므로 빠른 진단과 처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노년층의 낙상·골절 사고는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낙상 사고 접수 건수는 지난 2025년 기준 총 1만1866건으로 4년 전(3721건)과 비교해 무려 3.2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 데이터에서도 60대 이상 고령층의 골절 및 낙상 진료 인원이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50대 이상 연령대부터는 남성보다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여성 환자의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노년기 낙상으로 인한 골절은 단순히 뼈가 부러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거동이 불가능해져 장기간 침상에 누워 지내게 되면 폐렴, 욕창, 하지정맥 혈전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져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조현익 과장은 "어르신들은 낙상 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단순 통증으로 참으시는 경우가 많은데, 나이가 들수록 뼈가 부러졌을 때 주변 근육이 수축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뼈가 더 심하게 어긋나 수술 난이도가 높아진다"고 경고하고, "가볍게 넘어졌더라도 60대 이상이라면 반드시 즉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엑스레이 등 정밀 검사로 골절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 시 골든타임 내에 신속한 고정 수술을 받는 것이 건강한 노년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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