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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에 AI를 접목했을 때 생기는 변화 [김진오의 탈모 탈출]

김현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진=독자의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사진.
/사진=독자의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사진.

[파이낸셜뉴스] 암 진단이나 영상의학, 전자의무기록(EMR) 자동화 등 주로 대형 종합병원 영역에 국한됐던 AI 기술이 탈모 치료와 모발 이식 현장까지 침투하는 모양새다. 고도의 정밀한 기술과 풍부한 경험이 요구되는 모발 이식 영역에서 AI는 의사의 직관과 감에 의존하던 전통적인 패러다임을 바꾸는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탈모 환자들이 모발 이식에 앞서 많이 하는 질문은 "몇 모를 심어야 하는가?"와 "후두부에서 채취할 수 있는 모낭의 양이 충분한가?"이다. 그동안 모발 이식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은 오랜 임상 경험에 의존해 이를 예측해 왔다. 물론 숙련된 의사의 감은 훌륭한 지표가 된다. 그러나 사람의 눈으로 두피 전체를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아날로그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의료계와 테크 기업들은 비전 AI를 활용한 진단 및 수술 보조 시스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두에 있는 것이 '3D 두피 맵핑 기술'이다. 임상 적용을 앞둔 이 기술은 환자의 두피를 입체적으로 스캔하여 거시적인 탈모 면적과 범위를 mm 단위로 정밀하게 계산한다. 디지털 확대경을 활용해 미시적 분석도 병행해 '모공 간의 평균 거리'까지 계산한다. 이를 통해 두피의 구역별 모발 밀도와 총량을 도출, 맞춤형 수술 설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모발 이식 분야에서 주로 시행되는 비절개 방식(FUE) 수술에서 AI는 극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비절개 방식의 모발 이식은 후두부 두피에서 모낭을 개별로 선별하여 채취하는 수술이다. 의사가 두피 아래 자리한 모낭의 각도와 깊이를 예측해 채취하므로 미세한 오차로도 모낭이 절단되거나 손상된다. 이는 모발 이식의 성패를 가르는 '생착률'의 저하로 직결된다.

현재 비절개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고화질 입체 비전 카메라와 AI 알고리즘을 융합한 모낭 식별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초 당 수십 회 이상 환자의 두피를 스캔하며 각 모낭의 위치, 각도, 성장 방향을 인지하는 모델이다. 향후 기술들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면 장시간 수술 시 의사의 피로도나 컨디션으로 생기는 편차를 배제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하여 수술 후 모습을 예측하는 기술도 고도화되고 있다. 수술 전 환자가 막연히 가지는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 중심의 접근은 모발 이식이라는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학계와 산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축은 모낭 주사, 메조테라피와 같은 약물 처방, 두피 문신(SMP) 등 비수술적 탈모 관리 영역이다. 탈모는 본질적으로 성인병과 유사한 내과적 만성 질환이기에, 단 한 번의 수술로 끝나지 않고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환자의 과거 호르몬 수치, 두피 환경, 가족력 등의 다차원적 생체 데이터를 분석하여 특정 치료법이나 약물에 대한 반응을 사전에 예측하는 AI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일단 약을 몇 달 먹어보고 경과를 보는 기존 치료에서 벗어나, 환자 개인 프로파일에 맞춘 매뉴얼을 AI가 제안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환자가 스스로 인지하기 힘든 한 달 혹은 수개월 단위의 미세한 경과를 연속적으로 평가하고 시각화하는 시스템 역시 주목할만하다. 결국 인공지능 기술은 의사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직관의 한계를 데이터로 보완하고 환자에게 과학적으로 확신을 선사할 무기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의료 기술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정교한 첨단 AI 기술력이 합쳐진다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메디컬 시장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선두 주자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대전환의 시대에 앞서 기술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받아들이고 나아가 발전시킬 수 있는 혜안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김진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수석탈모분과위원장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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