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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현수막이 해수욕장 파라솔로… 제주 '폐기물의 변신'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폐현수막 파라솔·에코백·돗자리로 재탄생
해수욕장 5곳에 재활용 파라솔 보급
관광행사에 에코백 400개·돗자리 200개 지원
발달장애인 참여… 환경·일자리 동시 확보
생분해 소재 현수막 게시대 시범 운영
재활용 넘어 폐기물 발생 줄이는 실험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돗자리와 그늘막이 제주지역 야외 행사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제주도는 버려지는 현수막을 파라솔과 에코백, 돗자리 등 생활용품으로 다시 만들어 도민과 관광객에게 보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돗자리와 그늘막이 제주지역 야외 행사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제주도는 버려지는 현수막을 파라솔과 에코백, 돗자리 등 생활용품으로 다시 만들어 도민과 관광객에게 보급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행사와 선거가 끝난 뒤 버려지던 현수막이 제주 해수욕장의 파라솔과 관광객용 에코백, 돗자리로 다시 쓰이고 있다. 폐기물을 치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 다시 사용하는 제품으로 바꾸는 제주형 자원순환 실험이다.

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수거한 폐현수막을 생활용품으로 되살리는 새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새활용은 버려지는 물건을 원료로 되돌리는 일반 재활용과 달리 디자인과 기능을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제주도는 그동안 폐현수막으로 우산과 모래주머니, 쓰담달리기용 마대 등을 제작해왔다. 2023년에는 우산 100개와 필통 400개를 보급했다. 2024년에는 우산 90개와 쓰레기 마대 4000개를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쓰담달리기용 마대 2350개와 쓰레기 마대 4115개, 모래주머니 750개를 보급했다.

올해는 품목을 도민과 관광객이 직접 쓰는 제품으로 넓혔다. 해수욕장 개장 시기에 맞춰 폐현수막을 활용한 파라솔을 제작해 도내 해수욕장 5곳에 배치했다. 문화관광 행사에는 에코백과 돗자리도 지원했다. 제주관광공사가 주최한 행사에는 에코백 400개와 돗자리 200개가 공급됐다.

폐현수막은 짧게 쓰이고 대량으로 버려지는 대표적인 홍보 폐기물이다. 비와 바람을 견뎌야 해 질긴 합성섬유 소재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고, 사용이 끝난 뒤 처리도 쉽지 않다. 제주도는 이런 폐현수막을 파라솔과 돗자리처럼 야외에서 다시 쓰는 방식으로 활용 범위를 넓혔다.

사업은 도내 사회적기업과 함께 추진한다. 제품 제작에는 발달장애인이 직접 참여한다. 환경보호 사업이 폐기물 감축에만 머물지 않고 취약계층의 사회 참여와 일자리로 연결되는 구조다.

제주도는 현수막이 버려진 뒤 재활용하는 방식과 함께 폐기물 발생 자체를 줄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친환경 현수막 전용 게시대'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기존 플라스틱 천과 고정용 끈 대신 생분해성 소재와 친환경 고정 방식을 적용한다. 현재 제주시에는 3기 14면, 서귀포시에는 1기 5면이 설치돼 있다.

폐현수막 정책의 다음 과제는 수거한 물량 가운데 실제로 얼마나 다시 쓰이는지를 보여주는 일이다. 제품을 몇 개 만들었는지뿐 아니라 전체 폐현수막 발생량과 재활용률, 제작 비용, 사용 기간까지 공개해야 정책 효과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새활용 제품도 실제 이용자가 계속 찾는 물건이어야 한다. 파라솔과 돗자리, 에코백이 보여주기용 행사 물품에 그치지 않고 반복해서 사용될 수 있어야 폐기물 감축 효과도 커진다.

고영훈 제주도 건축경관과장은 "버려지던 현수막이 도민과 관광객이 쓰는 물건으로 되살아나고 있다"며 "재활용 제품 보급과 친환경 게시대 운영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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