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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대신 사주세요"… 소방관 사칭 사기 제주서 10건·8070만원 피해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소방점검 빌미로 위조 공문·구매 요구
숙박시설·음식점·공장 등 영업주 노려
"급하니 대신 결제" 뒤 돈 가로채는 수법
소방기관, 특정 업체·물품 구매 요구 안 해
의심 전화·문자 받으면 관할 소방서 확인

소방기관 사칭 사기 피해 예방 홍보물. 제주에서는 올해 소방공무원이나 소방기관을 사칭해 특정 물품 구매를 요구하는 피해가 10건 발생해 피해액이 8070만원에 달했다. 소방기관은 특정 업체를 지정하거나 물품 대리구매를 요구하지 않는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소방기관 사칭 사기 피해 예방 홍보물. 제주에서는 올해 소방공무원이나 소방기관을 사칭해 특정 물품 구매를 요구하는 피해가 10건 발생해 피해액이 8070만원에 달했다. 소방기관은 특정 업체를 지정하거나 물품 대리구매를 요구하지 않는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소방점검에 필요한 물품이 급하니 먼저 구매해 달라."

소방공무원이나 소방기관을 사칭해 업주에게 소화기와 안전물품 등의 대리구매를 요구하는 사기가 제주에서 잇따르고 있다. 올해 확인된 피해만 10건, 피해액은 8070만원에 달했다.

8일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사기범들은 소방공무원을 사칭해 소방점검을 나온다며 접근하거나 위조 공문을 보내 특정 물품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피해 대상은 숙박시설과 음식점, 공장, 다중이용업소 등 소방점검을 받을 수 있는 사업장이 주를 이룬다.

수법의 핵심은 '소방기관의 긴급한 요청'처럼 믿게 만드는 데 있다. 소방기관 관계자 행세를 하며 전화를 건 뒤 질식소화포나 리튬이온소화기 등 낯선 물품을 급히 구매해 달라고 요구하거나 특정 업체를 통해 결제하도록 유도한다.

점검이나 납품을 앞세워 위조 공문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평소 소방점검에 민감한 영업주는 실제 공무원의 연락으로 오인하기 쉽다. '긴급하다', '나중에 비용을 돌려주겠다'는 말까지 더해지면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소방은 분명한 예방 원칙을 강조했다.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금전을 요구하거나 특정 계좌로 입금을 재촉하는 연락을 받았다면 일단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공문 형태라고 안심해서도 안 된다. 기관명과 직인, 담당자 이름을 도용한 위조 문서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상대방이 알려준 전화번호가 아닌 관할 소방서의 공식 전화번호로 직접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실제 피해 수법과 예방 요령을 담은 카드뉴스를 제작해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홈페이지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도내 4개 소방서도 숙박시설과 다중이용업소,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예방 홍보물을 배부하고 현장 안전지도와 민원 응대 과정에서 사칭 사기 수법을 안내한다. 의심스러운 연락을 받으면 금전이나 물품을 보내기 전에 경찰이나 관할 소방서에 신고해야 한다.

박진수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장은 "소방기관은 특정 업체 지정이나 물품 구매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점검을 이유로 금전이나 구매 요구를 받으면 관할 소방서에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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