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리딩방 사기피해액 3년간 1조5천억 육박
각종 온라인 플랫폼 활용
수익 인증 공유하며 피해자 속여
해외서버 통해 조직적으로 운영
수사 어렵고 검거까지 오래 걸려
불법 투자리딩방 사기 피해액이 1조5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에 상장된 중견 그룹사의 시가 총액 수준이다.
9일 파이낸셜뉴스가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투자리딩방 사기 발생 건수(관리미제 포함)는 6853건, 검거 인원은 4012명, 피해액은 6581억원으로 집계됐다.
발생 건수와 피해액은 전년(8104건·7104억원)보다 감소했지만 검거 인원은 2933명에서 4012명으로 36.8% 늘었다. 2023년 9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누적 피해액은 1조4951억원, 검거 인원은 7194명에 달했다.
투자리딩방 사기는 단순 종목 추천을 넘어 유튜브와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텔레그램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피해자를 모집한 뒤 유명 경제전문가와 금융기관을 사칭해 신뢰를 쌓고, 일부 수익금을 실제 출금하게 해 안심시키는 방식이 확산되는 추세다. 신뢰 관계가 형성되면 공모주 청약금과 출금 수수료, 세금 등을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피해를 키운다. 조직원들이 일반 투자자인 것처럼 투자 성공 사례와 수익 인증을 공유하며 피해자의 확증편향을 자극하는 수법도 활용된다.
70대 여성 A씨는 2024년 9월 유튜브에서 유명 경제전문가 B교수의 주식 강의를 시청하던 중 주식 리딩 관련 단체대화방에 들어갔다가 피해를 입었다. A씨는 B교수를 사칭한 일당으로부터 "'싱크 프로젝트'가 곧 시작되니 참여하라"는 권유를 받고 네이버 밴드에 초대됐다. 이곳에서 B교수와 자산운용사 대표 등을 사칭한 인물들이 투자 정보를 지속적으로 게시했고 일당은 출석할 때마다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처럼 꾸민 이미지를 보내 참여를 독려했다.
일당은 곧바로 거액 투자를 권하지 않았다. 계좌 테스트 명목으로 100만원을 입금한 후 약 40만원의 수익금을 실제 출금하도록 했고, 이후 원금은 회수했다. A씨는 이를 정상적인 거래로 믿고 조직이 운영하는 모바일 주식거래(MTS) 사이트에서 추천 종목 거래를 시작했다.
A씨는 같은 해 9월 3000만원과 2000만원, 같은 달 30일 3800만원을 각각 입금한 데 이어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부족한 청약금을 요구받고 1억5000만원을 추가 송금했다. 이후 일당은 출금 수수료와 세금 등을 명목으로 1억원을 더 입금하게 했다. A씨는 다섯 차례에 걸쳐 총 3억3800만원을 송금했지만 계좌에 표시된 수익금은 물론 투자 원금도 돌려받지 못했다. A씨는 같은 해 10월 서울 수서경찰서에 진정을 접수했다. 그러나 일당은 자취를 감춘 뒤였다. 사건은 지난해 3월 관리미제로 등록됐다.
전문가들은 해외 거점 범죄조직에 대한 국제 공조를 확대하고 지속적인 추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범죄 수익 환수와 계좌 동결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한편, 다중 피해 사기를 막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법무부·금융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범정부 차원의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 필요성도 제기된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전자금융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고 계좌이체 한도도 높은 데다 경제 규모 역시 크기 때문에 해외 범죄조직의 주요 표적이 되기 쉬운 환경"이라며 "국제 공조의 연속성을 강화하고 피해 자금의 흐름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는 제도 개선과 함께 엄정한 처벌 기조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