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주담대 걸어 잠근 은행… "잔금 마련 막막" 2금융권 찾는 계약자들

권준호 기자,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KB국민銀 주담대 3억으로 절반 뚝
실수요자들 내집 마련 걱정에 멘붕
대출 갈아타거나 잔금일 조정 나서
대출의존 높은 15억이하 매수 위축

가계대출, 1년 10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이 모두 크게 늘면서 가계대출이 1년 10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천189조4천억원으로, 5월 말보다 7조6천억원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문 모습. 2026.7.9 cityboy@yna.co.kr (끝)
가계대출, 1년 10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이 모두 크게 늘면서 가계대출이 1년 10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천189조4천억원으로, 5월 말보다 7조6천억원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문 모습. 2026.7.9 cityboy@yna.co.kr (끝)

#. 경기도 아파트를 매수하며 9월 중순 잔금 4억원을 치르기로 했던 A씨. 이달 초 계약금을 내고 가심사를 받았던 KB국민은행이 갑자기 주택담보대출을 줄인다고 하자 충격에 빠졌다. 본심사에서 원하는 만큼의 대출을 못 받게 되면 자칫 계약을 날릴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15억원 이하 아파트 영향권

9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10일부터 주담대 최대 한도를 3억원으로 줄이면서 매매 계약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A씨는 "다른 은행도 줄줄이 대출 문턱을 높이는 분위기인데, 이러다가 계약금을 날릴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오는 10월 잔금을 치르기로 한 매수자 B씨도 "하루라도 빨리 대출 서류를 제출해야 할 것 같다"며 "매도자에게 잔금일을 당기자고 연락해 조율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대출한도 축소 조치는 매매가격이 20억원을 훌쩍 넘는 강남권보다는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서울 외곽과 경기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특히 올해 들어 매수세가 강했던 강북·은평·관악 등 서울 외곽과 성남 분당·동탄 등이 주요 영향권으로 거론된다. 이들 지역은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성지'로 불릴 만큼 서민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던 곳들이다.

경기 성남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통상 연말에 대출 규모를 줄이는데, 올해 시기가 앞당겨져 혼란이 있다"며 "매매를 고민하던 사람들이 아예 생각을 접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둘러 '대출 갈아타기'를 하는 수요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동탄의 경우 KB국민은행 대출 10건 중 4~5건이 은행 옮기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보통 잔금 대출 본심사는 영업일 기준 1주일가량 걸린다"며 "사실상 KB국민은행에서는 3억원 초과 대출을 받을 기회가 사라진 것"이라고 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2금융권 찾아

수요자들은 부족한 잔금을 메우기 위해 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오히려 가계부채의 질적 악화를 초래할 위험도 있다. 지난 주말에 계약서를 쓴 C씨는 "10월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어제 발표를 보고 1금융권에서 보험사 대출로 선회하기로 했다"며 "금리가 0.5%p 정도 비싸지만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반기 내내 시중은행들의 대출한도 축소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사실상 '대출 없는 부동산 시대'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집값은 치솟고 있는데 대출이 제한되면 현금부자들보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특히 어려워진다.

한 전문가는 "청년들이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집을 샀지만, 이들의 주거사다리를 걷어차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대출 축소로 인한 매수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집값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대출은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울 중하위 지역과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경우 일부 거래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자산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과 전월세 매물부족에 따른 일부 임차인의 매수 전환 등 큰 폭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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