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92조 팔아도 버틴 코스피…하반기 변수는 외국인
[파이낸셜뉴스] 외국인이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만 190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기관과 개인이 대규모 매수에 나서며 코스피는 꾸준히 우상향해 9000선을 돌파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이 본격화한 가운데 외국인 수급 회복과 해외 투자심리 개선 여부가 하반기 국내 증시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9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9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 거래를 합산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매도 규모(9조원)의 21배를 웃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물량을 개인과 기관이 받아내면서 코스피가 지난달 사상 처음 9000선을 돌파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조2879억원, 외국인은 1461억원을 각각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1조3307억원을 순매도했다.
차익실현 매물이 늘면서 지수 변동성도 확대됐다. 지난달 18일 사상 처음 90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는 지난 9일 7291.91까지 밀렸다. 지난 1일 종가(8303.41)와 비교하면 7거래일 만에 1011.5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 내 외국인 보유 비중도 40.8%에서 39.7%로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최대 수급 변수로 꼽혔던 국민연금 리밸런싱 우려가 최근 크게 완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조정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 범위 안으로 다시 들어오면서 당초 예상됐던 대규모 리밸런싱 매물 부담이 줄었다는 것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하락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 범위 안으로 다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초 시장이 우려했던 리밸런싱 매물 부담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 투자기관들의 시각은 다소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글로벌 투자전망'에서 향후 6~12개월 신흥시장(EM) 주식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했다.
블랙록은 한국과 대만처럼 인공지능(AI) 관련 대형주 비중이 높은 시장은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 소수 종목이 증시를 주도하는 구조여서 AI 투자심리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증권가는 단기 수급과 기업 실적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한다. 외국인 수급 부진과 해외 기관의 투자 의견 조정은 단기 부담 요인이지만 국민연금 리밸런싱 부담이 완화된 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는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윤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과 관련해서 "외국인은 영업이익 증가율이 마이너스일 때 지분율을 늘리며 플러스로 돌아서고 증가율이 정점에 도달하기 전에 추세적으로 매도하는 패턴을 보여왔다"며 "반도체를 여전히 통상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보기 때문인데 현재 국면도 동일한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수급에 반전이 있기 위해서는 메모리 사이클이 통상적인 사이클과 다르다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한국 증시 강세를 전망한다"며 "반도체 업종의 이익 전망치는 추가 상향될 가능성이 높고, 향후 명목 GDP 성장에 따라 금융과 내수 업종의 이익 전망치 역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