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너무 쉬웠다"...남편 14명과 결혼한 뒤 수억 원 탕진한 30대女
[파이낸셜뉴스] '도박의 도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남성들과 연쇄적으로 가짜 결혼을 올린 뒤 거액의 돈을 뜯어내 잠적한 30대 중국인 여성이 결국 법정에서 모든 범죄 혐의를 인정했다. 이 여성이 사기로 챙긴 수억 원대의 돈은 모두 카지노 도박판에서 탕진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영국 인디펜던트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여성 지아잉 첸(33) 씨는 라스베이거스 치안 법정에 출석해 중혼 1건과 10만 달러(약 1억 5000만 원) 이상의 사기 취득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예비심문 권리를 포기했다. 첸 씨에 대한 최종 선고 공판은 오는 8월 20일 열릴 예정이다.
수사 결과 첸 씨의 행각은 엽기적일 만큼 대담했다. 그는 2019년 3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약 5년 동안 라스베이거스가 위치한 클라크 카운티 결혼허가국을 통해 총 7차례나 혼인신고를 감행했다. 올해 초 중혼과 절도 혐의로 한 차례 체포됐다가 석방된 후 잠적했던 그는, 지난달 경찰에 다시 체포되는 과정에서 '비키 리앙'이라는 가명을 사용해 추가로 7건의 혼인 허가증을 발급받은 사실이 또다시 들통났다. 이로써 확인된 사기 결혼 시도만 총 14차례에 달한다.
경찰 조사 결과 첸 씨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한 뒤 상대 남성들에게 빠르게 결혼을 제안하는 방식을 취했다.
결혼식이 끝나면 곧바로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에 있는 가족이 위독해 급하게 치료비가 필요하다"라며 눈물로 호소했고, 남성들이 돈을 송금하면 그 즉시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한 피해 남성은 결혼 직후 "아픈 친척을 도와야 한다"는 첸 씨의 말에 2만 3000달러(약 3500만 원)를 건넸으나, 불과 2주 뒤 첸 씨로부터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원하지 않는다"는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받았다. 또 다른 피해자는 "함께 살 신혼집을 마련하자"는 말을 믿고 3만 달러(약 4500만 원)를 보냈다가 첸 씨가 그대로 자취를 감추는 바람에 돈과 사랑을 모두 잃었다.
경찰은 "일부 피해자는 사기를 깨닫고 뒤늦게 혼인 무효 소송을 제기했으나, 서류상 아직도 법적 혼인 관계가 묶여 있는 피해자도 부지기수"라고 밝혔다.
첸 씨가 남성들의 마음을 짓밟으며 가로챈 돈의 행방은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카지노 도박판이었다. 현지 수사기관이 카지노 자금 흐름을 추적한 결과, 첸 씨는 최근 1년 동안 윈 카지노 한 곳에서만 무려 30만 달러(약 4억 5000만 원) 이상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들에게서 뜯어낸 돈은 해외 가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자신의 도박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사용됐다"고 결론지었다.
첸 씨는 경찰 조사에서 "라스베이거스는 다른 지역에 비해 복잡한 절차 없이 신속하게 혼인 허가를 받을 수 있어 가짜 결혼 범행 지로 선택했다"고 진술해 허술한 행정 절차를 악용했음을 자백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