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호남 반도체' 삼전 안팎으로 반발 확산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관련종목
삼성전자(005930), 삼성전자우(005935)

주주단체, 주주가치 훼손 지적
조합원 설문 80%가 반대 응답
정부 "교섭 대상 아냐" 선그어

서남권 반도체 팹 4기 건설 입지로 확정된 광주 군공항 활주로와 주변 부지 전경. 뉴스1
서남권 반도체 팹 4기 건설 입지로 확정된 광주 군공항 활주로와 주변 부지 전경. 뉴스1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싸고 삼성전자 노조와 주주단체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노동조합이 조합원 설문조사를 근거로 광주 반도체 팹(공장) 구축에 반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삼성전자 주주단체도 투자 타당성과 재원조달 방안,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을 제시하며 약 400조원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투자결정 과정에 대한 투명성 확보를 촉구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단체인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14일 성명서를 내고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의 투자 규모와 재원조달 방안, 수익성 등을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주주운동본부는 해당 프로젝트가 향후 15년간 회사의 현금흐름과 배당 여력, 주주환원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에도 구체적인 재무전망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존 반도체 투자계획과 주주환원 정책에 미칠 영향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특히 장기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단순히 이사회 승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는 "회사의 미래 현금 대부분을 장기간 투입하는 결정에 대해 가장 먼저 정확한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는 주체는 주주"라며 "투자가 잉여현금흐름과 배당 여력에 미칠 영향을 구체적인 재무 전망과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주단체는 정부가 기업의 자율적인 투자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투자주체와 의사결정 과정, 사업성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관련 투자계획을 이사회 승인 이후 확정할 사안이라고 밝힌 만큼 발표 이전 이사회와 주주를 대상으로 충분한 설명이 이뤄졌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회사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주축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지난 13일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84%에 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해당 사업이 중장기적으로 조합원의 근로조건과 고용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2027년도 임금·단체협약 교섭 의제로 다루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규모 신규 투자에 따라 기존 사업장의 투자 여력과 인력 운영계획이 변경될 수 있는 만큼 회사가 임직원을 대상으로 충분한 설명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기업의 투자나 공장 증설 등 경영상 판단 자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이나 노동쟁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자결정이 근로조건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호남 반도체 #삼성전자 #반발 #투명성 #투자결정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