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날짜 병원앱 논란…레몬헬스케어 "모든 게 회사 책임" 공식 사과
레몬헬스케어, 38개 상급병원 등 140여개 병원 앱 개발·운영
고려대병원 등 앱에 생년월일 입력 예시에 '20140416' 제시
고려대병원, 손배 등 검토…서울대병원 "기사 보고 알았다"
[파이낸셜뉴스] 국내 주요 대학병원 환자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이 생년월일 입력 예시로 사용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가운데, 해당 앱을 개발·운영한 디지털 의료 플랫폼 전문기업 레몬헬스케어가 대표이사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레몬헬스케어는 지난 14일 자사 홈페이지에 '레몬헬스케어의 의료기관 환자용 앱 내 부적절한 날짜 표기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올렸다.
입장문을 통해 회사는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상처받으신 모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어떤 말로도 용서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전적으로 회사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고려대병원 환자용 앱의 '생년월일 입력' 예시 문구에 "2014년 4월 16일 시 20140416으로 입력"이라는 안내가 표시된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현재 해당 문구는 '2026년 7월 14일'로 수정된 상태다.
레몬헬스케어가 자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문제의 문구는 앱 개발 초기 작성된 뒤 여러 차례 화면 개편을 거치면서도 별도의 검증 없이 그대로 복사·재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작성 경위는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고려대병원과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38개 병원을 포함해 전국 140여개 주요 종합병원에 환자용 모바일 앱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레몬헬스케어는 문제를 인지한 직후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병원 앱에서 해당 문구를 수정했고 환자용 앱은 물론 모든 서비스의 화면 문구와 소스코드 내 텍스트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표이사가 재발 방지 대책 수립과 이행을 직접 총괄하고 콘텐츠 검수 과정에서 사회적 아픔과 이용자 관점까지 반영하는 교육과 점검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홍병진 레몬헬스케어 대표는 "경위가 어떠했든 국민 모두의 아픔인 날짜가 서비스 화면에 노출되는 것을 지금까지 걸러내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회사의 잘못"이라며 "화면을 마주할 이용자들의 마음을 살피지 못한 책임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또 "해당 문구를 최초 작성하고 검수했던 인력은 현재 재직하고 있지 않아 직접적인 인사 조치는 어렵다"면서도 "특정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겠다. 최종 책임은 대표이사인 저에게 있다. 이번 일을 창사 이래 가장 무거운 경고로 새기겠다. 기술 이전에 사람의 마음을 먼저 살피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레몬헬스케어는 또 병원에 책임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입장문에는 "환자용 앱 화면의 문구 작성과 관리는 전적으로 레몬헬스케어의 영역이며 병원은 이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일로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서비스를 도입한 전국 주요 종합병원에도 큰 누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에 해당 사안이 공개되며 지탄의 대상이 된 고려대병원은 개발사에 귀책사유를 물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계약서 세부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내부 관계자는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병원들이 외주 개발사에 모든 책임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엔 "또 꼬리 자르기인가", "알고도 못 본 척 한 거 아닌지"라거나 "제품을 만들면 검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이 왜 필요한지 병원에 묻고 싶다"는 글이 올라왔다.
서울대병원 등 레몬헬스케어의 앱을 사용하는 병원들은 고려대병원 관련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