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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171㎜ 폭우…강릉 버스 전복·계곡 고립 잇따라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강원 도내 52건 출동, 재대본 2단계 가동…19일까지 산지 최대 120㎜ 더

[파이낸셜뉴스] 강원 철원에 하루 새 171㎜가 넘는 비가 퍼부어 이날 도내에서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빗길 교통사고와 하천·계곡 고립이 잇따라 강릉에서만 중상자 4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강원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했고, 기상청은 19일까지 산지에 120㎜ 이상 더 쏟아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18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철원에는 171.1㎜의 비가 집중돼 강원 전역에서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 인제 신남(151.0㎜)과 구룡령(140.5㎜), 속초 대포(139.5㎜), 진부령(135.9㎜)에도 130㎜를 웃도는 비가 내렸고 춘천 부다리고개 123.0㎜, 북춘천 110.8㎜, 강릉 주문진 92.5㎜ 등이 뒤를 이었다. 한 시간에 비가 몰아친 곳도 있었다. 인제 기린에서는 36.5㎜, 철원과 춘천에서도 각각 28.4㎜와 28.0㎜가 단 1시간 만에 관측됐다. 북부는 오후 들어 비가 잦아들었지만 남부 내륙과 산지에는 강한 빗줄기가 계속됐다.

인명피해가 집중된 곳은 강릉이다. 이날 오전 8시2분께 강릉시 사천면 석교리에서 25인승 버스와 승용차가 젖은 노면에 미끄러지며 부딪쳤다. 옆으로 넘어진 버스에서 탑승객 12명 가운데 6명은 스스로 빠져나왔으나 나머지 6명 중 일부가 부상을 입었다. 함께 사고를 당한 승용차 운전자 등 2명도 자력으로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이 사고로 다친 중상자 4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물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고립됐다가 구조된 주민도 잇따랐다. 인제군 남면 신남리에서 하천에 갇힌 70대와 60대 주민 2명은 신고 1시간 만인 이날 오전 10시14분께 무사히 빠져나왔다. 비슷한 시각 춘천시 사북면 지암리의 한 펜션 인근 계곡에서는 급류에 떠밀려 바위 위로 대피한 30대 피서객이 오후 2시51분께 구조됐다. 앞서 17일 오후 10시30분께 영월군 상동읍 천평리 국도 31호선에서는 낙석이 쏟아져 도로가 전면 통제됐으며, 도로 당국은 추가 낙석 위험에 대비해 우회로를 열어둔 채 통제를 이어가고 있다.

시설 피해도 곳곳에서 접수됐다. 이날 오전 5시15분께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와 춘천시 신동면 증리에서는 쓰러진 나무를 치우는 안전조치가 이뤄졌고, 화천군 사내면에서는 주택이, 인제군 인제읍에서는 도로가 물에 잠겼다. 홍천군 내면과 영귀미면에서는 토사가 흘러내렸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는 수목 전도와 토사유출, 침수 배수, 낙석 정리 등을 위해 이날 도내에서 모두 52건 출동했다고 밝혔다.

대응도 이른 새벽부터 가동됐다. 강원도는 이날 오전 4시40분을 기해 재대본 2단계 운영에 들어갔고, 소방 당국은 긴급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호우특보에 맞춰 비상근무를 발령했다. 도와 시·군에서는 708명이 비상근무에 투입돼 재해우려지역을 미리 살피고 취약시설과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도 동해안 호우특보에 따라 비상대응태세로 전환해 파출소와 함정의 긴급구조 태세를 유지하면서 방파제 등 위험구역 순찰을 강화했다.

이번 비는 강원권에만 그치지 않았다. 같은 날 경기 파주 196㎜, 동두천 194㎜, 대구 116㎜의 강수량이 기록되는 등 전국에서 하루 새 270여건의 호우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정부도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서울·인천·경기·강원에 호우경보가 내려지자 이날 오전 4시30분을 기해 풍수해 위기경보를 '경계'로 상향하고 중대본 2단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17∼18일 이틀 동안 수도권과 강원에서 접수된 침수·전도 피해만 500건을 넘어섰다.

극한 강수에 대응하는 경보 체계도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다. 기상청은 2023년 6월부터 1시간 50㎜와 3시간 90㎜가 동시에 관측되거나 1시간에 72㎜가 쏟아지면 이를 극한호우로 보고 대상 지역에 직접 긴급재난문자를 보내고 있다. 올해는 1시간 100㎜ 등 더 극단적인 상황에 발송하는 '재난성호우 긴급재난문자'가 새로 도입됐으며, 하루 전인 17일 밤 대구 수성구 지산1동에 올해 첫 문자가 나갔다.

강원권 집중호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흘 전인 15일에도 철원·화천·춘천·홍천 일대에 100㎜ 안팎의 비가 내려 나무 쓰러짐 8건 등 소규모 피해가 났다. 열흘 새 호우특보가 두 차례 이어지며 이달 들어 강원권에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양상이다.

강원지방기상청은 19일까지 강원 중·남부 내륙과 산지에 30∼80㎜(많은 곳 120㎜ 이상), 강원 북부 내륙·산지와 동해안에 5∼4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email protected]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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