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사우디 해상봉쇄 선언…홍해까지 번진 중동 전쟁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해상봉쇄를 선언하면서 중동 전쟁이 또 다른 확전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홍해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과 국제 해상 물류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티 반군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눈에는 눈이라는 원칙에 따라 범죄적인 사우디 적에 대해 즉시 해상 금수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후티는 이번 조치가 사우디가 예멘에 가하고 있는 "부당하고 억압적인 봉쇄"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발표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선이 페르시아만을 넘어 홍해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란은 미국이 자국 전력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경우 후티에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해 달라고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실제 전면 봉쇄될 경우 파장이 호르무즈 해협 못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해협은 사우디산 원유가 홍해를 거쳐 유럽 등으로 수출되는 핵심 항로다. 해협이 막히면 사우디 원유 수출 대부분이 차질을 빚으면서 세계 원유 공급이 약 7%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이미 걸프 지역 전쟁으로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10%가 감소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공급 충격을 의미한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중동의 두 핵심 해상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동시에 위협받을 경우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중재국들이 테헤란에 10일간의 휴전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체결된 임시 합의를 되살리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을 보다 장기적인 휴전 협상으로 연결하기 위한 제안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국제유가는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운송 차질 우려로 장중 배럴당 9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그러나 이란 외무부가 중재안이 최근 전달됐다고 확인하면서 외교 채널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기대가 형성돼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