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5개월 전쟁 치른 美, 국방비 곧 바닥...추가 예산 얻을까?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美, 이란전쟁으로 국방 예산 부족...훈련 및 유지비 삭감
백악관 나서 예산 돌려막아, 다른 정부 사업 차질 불가피
이란전쟁에 지출한 돈만 벌써 55조원
美 의회, 이번주 안에 추가 예산 및 내년 국방비 표결
민주당은 확전 차단 위해 예산안 결사 반대 예고

미국의 피트 헤그세스 국방(전쟁)장관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피트 헤그세스 국방(전쟁)장관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란과 5개월 가까이 전쟁 중인 미국의 국방 예산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어떻게든 의회를 설득해 추가 예산을 마련할 계획이나 야당 측에서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익명의 의회 보좌관 2명은 2026년 미국 국방 예산 가운데 미국 해군과 공군의 작전 관련 예산 일부가 이달 말이면 고갈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 공습을 시작하면서 중동 지역에 해군 및 공군 자산을 대거 투입했다. 아울러 WP와 접촉한 4명의 미국 전·현직 관료들은 현재 미군의 전투 태세 유지 훈련이 축소되거나 취소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장비와 시설, 정비용 예산들 역시 이란전쟁으로 발생한 예산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원래 용도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자체 조사를 바탕으로 미국 전쟁(국방)부가 최근 의회에 훈련 및 무기 구입용 국방비 43억달러를 다른 우선순위에 지출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했으나, 아직 답을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익명의 트럼프 정부 관계자는 백악관 예산 부서가 직접 나서 전쟁부의 운영 및 유지비 계정에 다른 예산을 투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인 언급 없이 이러한 예산 전용으로 다른 국가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2026년 예산은 오는 9월 30일까지 배정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국방비는 약 1조달러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장관은 21일 미국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 2월 28일 이란전쟁 개전 이후 전쟁 수행에 "현재까지 375억달러(약 55조6275억원)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 수치에는 회계연도 말(9월 30일)까지 예상되는 추가 운영·유지비, 군인 급여, 기타 비용이 일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1일 이란 근방을 항해 중인 미국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CVN-72)함에서 함재기가 이륙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4월 1일 이란 근방을 항해 중인 미국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CVN-72)함에서 함재기가 이륙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24일 의회에 876억달러(약 130조원) 규모의 보충예산안을 제출했다. 백악관 측은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이란전쟁 관련 비용과 미국 농가 지원 등을 위해 추가 예산이 즉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가 요구한 예산 가운데 670억달러(약 100조원)는 국방비였다.

다수의 전현직 미국 관료들은 WP를 통해 미국 의회가 즉시 예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군이 더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원의 경우 22일에 2027년 회계연도(2026년 10월 1일~2027년 9월 30일) 국방비 표결을 진행하고, 23일부터 1개월 동안 휴회한다.

WP는 하원의원들이 이번 주 730억달러(약 108조원)의 추가 국방 지출을 승인하는 안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고 예상했다.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일부 예산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예산조정 절차를 활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20일 보도에서 민주당이 내년 국방비 처리를 저지하여 트럼프 정부의 확전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이 예산조정 절차를 쓰더라도 당 내에서 충분한 지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민주당의 지지 없이 국방예산 통과가 어렵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하원 전국선거위원장 피트 아길라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은 20일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모한 전쟁 결과 미국인 수백만명의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을 계속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트럼프의 전쟁을 승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어떤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민주당의 로버트 가르시아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제시하며 트럼프 정부의 건설 사업을 비난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민주당의 로버트 가르시아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제시하며 트럼프 정부의 건설 사업을 비난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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