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사업 예타 기준 개선해야"...서울시, 전문가 토론회 개최
[파이낸셜뉴스] 지역균형발전 필요성이 높지만 경제성을 이유로 예비타당성 평가 문턱을 넘지 못하는 수도권 사업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서울시는 전문가 발표·토론 등을 통해 수렴한 의견을 정부에 건의해 정책·지역균형 항목을 평가받을 수 있도록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22일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수도권 교통소외지역 해소를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선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탁현우 한국교통대학교 교수는 '2026년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 분석'을 주제로, 지난 5월 정부의 예타 제도 개편 내용과 향후 영향을 중점적으로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운용 지침을 개정하면서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경제성 가중치 5% 하향, 수도권 균형성장 가중치 5% 신설 등 일부 평가 항목과 분석 기준을 개선했다.
탁 교수는 "예타 제도의 현실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변화"라면서도 "이번 개정만으로는 수도권이 직면한 복합적인 도시문제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어 "개편안에서도 수도권은 여전히 경제성(B/C)에 최대 70%에 달하는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며 "교통소외지역의 경전철 사업 등 공공성이 높은 사업은 정책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추진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짚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고길곤 서울대학교 교수는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한계 및 개선 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맡았다. 그는 "현재 예비타당성조사 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성' 중심 평가에서 '공공가치 종합평가'로의 구조적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예타 제도가 수도권 내 지역균형발전 효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정책성 항목의 가중치와 평가 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예타 평가 구조가 수도권, 비수도권으로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수도권을 상대적으로 발전된 지역으로 전제한 현 체계에서는 수도권 내부의 인프라 취약 지역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전문가들은 수도권 내 저개발 지역의 인프라 확충 어려움을 지적했다. 경제성 평가 비중이 높은 동시에 지역균형성장 평가 비중이 낮아 구조적인 불리함이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저출생·고령화,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등 국가적 과제는 단순히 비용 대비 편익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사회적 편익과 도시 회복력, 안전성, 환경성 등을 폭넓게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수도권 내 격차·혼잡·미래 수요를 반영하는 평가 체계와 정책성·지역균형 항목의 가중치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시는 이번 대토론회 결과와 학술연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건의(안)을 구체화해 지속적으로 중앙 정부에 제도 개선 건의를 추진할 방침이다. 경제성 평가 가중치 완화, 기존 편익 재평가 및 신규 편익 발굴, 교통체계 효율성 개선 효과 신설 등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될 예정이다.
시는 지난 2024년 7월 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선 촉구 건의안'을 제출해 수도권 역차별 해소와 경제성 가중치 완화, 정책성 및 수도권 내 지역균형발전 효과 지표 신설 등을 촉구했다. 추진 중인 목동선·강북횡단선 사업은 경제성(B/C) 부족을 이유로 예타에서 탈락했으나, 국회에서 '지역균형발전 분석 지표 포함'을 명시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노선 재설계 및 평가 방식 보완을 통해 예타 재신청 및 재도전을 전격 추진 중이다.
올해 3월 예타를 통과한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사업 역시 도시철도 사업 최초로 정부의 '신속 예비타당성조사(신속예타)'를 적용받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를 최종 문턱을 넘었다.
강석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급변하는 도시환경 속에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예타 제도가 단순한 경제성 평가를 넘어 미래세대를 위한 공공투자의 가치를 균형 있게 평가하는 제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전문가는 물론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