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수도권자원순환공사 개명’ 지역 정쟁에 묶여 10년째 공회전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폐기물 정책 '자원순환'에 방점
직매립 금지에 자원화 비중 46%
사업범위 확대되며 개명 필요성
인천시 "매립지 연장 시도" 반발
인천시 이관·대체매립지 확보 등
현안과 사명 변경 동시 추진해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전경.뉴시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전경.뉴시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수도권자원순환공사'로 명칭을 바꾸는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시행으로 폐기물 정책의 무게중심이 '매립'에서 '자원순환'으로 옮겨가면서 명칭 변경의 필요성에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다만 함께 다뤄지는 '사업범위 확대'가 지역 정치 지형과 얽히면서 처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폐기물 자원화 비중 46%…패러다임의 변화

28일 국회 등에 따르면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등 13인은 지난 2024년 10월 4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이듬해 1월 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된 뒤 진전 없이 계류 중이다.

명칭 변경 이유는 △폐기물 처리 패러다임의 변화 △지역주민과의 갈등 해소로 꼽힌다. 2000년 설립 당시엔 위생매립과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가 정책의 중심이었지만, 자원순환 중심으로 방향이 바뀌면서 공사가 반입하는 폐기물 중 자원화·에너지화 비중이 2025년 기준 약 46%까지 늘었다.

올해부터는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제도가 시행되면서 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 수준으로 급감했고, 매립 의존도는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김소희 의원실은 "국민정서상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매립지라는 명칭의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지역주민의 갈등을 유발하고 공사의 업무 수행에 제약을 초래한다"고 발의 취지를 밝혔다.

명칭 변경의 선례도 있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지난 2013년 '한국원자력환경공단'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당시 정부는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관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완화하고 확대된 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후 공단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뿐 아니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정책 지원과 국제협력 등으로 역할을 확대하며 기관 정체성을 재정립했다.

■인천시 이관과 얽혀…국회 처리 지지부진

명칭 변경 자체에 대한 반대는 뚜렷하지 않지만, 함께 다루는 '사업범위 확대'가 지역 정치 지형과 얽히며 처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인천시 이관 문제다. 2015년 환경부·서울시·경기도·인천시 4자 합의에는 공사 관할권을 인천시로 넘기는 내용이 담겼지만 10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다. 인천 지역 시민단체는 정부가 이관에 유보적 태도를 보이면서 오히려 사업 범위를 넓히고 명칭까지 바꾸려는 것을 '매립지 사용 연장 시도'로 해석하며 반발한다. 인천시의회 안에서도 이관 촉구 결의안을 둘러싸고 의원들 사이 이견이 노출된 바 있어, 지역 내부 여론조차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국회 심사 일정도 변수다. 노동조합법 개정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는 안건이 환노위 일정을 우선적으로 차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이견이 적어 보이는 이 개정안이 뒤로 밀렸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인천시 이관과 대체매립지 확보 등 핵심 현안이 정리되지 않는 이상 사명 변경 논의도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명 변경은 역할 변화의 한 축인 만큼 남아 있는 현안과 함께 추진돼야 기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유범 기자


#수도권자원순환공사 #매립지관리공사 #김소희 의원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한국원자력환경공단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