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보유세 압박에 "집 팔겠다"… 강남3구 매물 속속 등장
"稅 부담 현실화땐 생활 어렵다"
주택 처분 준비… 급매는 아냐
7월 서울 40억이상 21건 거래
강남·용산·성동구 보유세 불안
"보유세 강화 소문이 돌면서 현금흐름이 약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일부 매물이 나올 분위기입니다. '급매'까지는 아니지만 가격대가 맞으면 이번 기회에 처분하겠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서울 강남 압구정 공인중개사 A씨)
정부가 '똘똘한 한 채'로 분류되는 초고가주택 보유자의 세금 강화를 시사하면서 일부 매물이 시장에 나올 채비를 하고 있다. 수십억원 이상의 매물이 모여 있는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의 분위기로, 정부의 세제개편 방향성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집 정리할래" 소유주들 하나둘 등장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적당한 가격이면 집을 정리하겠다는 초고가주택 보유자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이날 방문한 서울 강남 압구정의 한 대단지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가장 낮은 아파트 매물 가격이 50억원 이상인 '초고가주택 단지'다. 7월 들어서만 100억원 이상 거래가 2건이 체결됐다.
근처 공인중개사는 "현금흐름 확대가 사실상 제한적인 고령층의 경우 보유세가 올라가면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며 "일부긴 하지만 부담을 느끼는 소유주들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나와 있는 매물 중에도 일부는 세금 부담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서초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포착된다. 최근 40억원 이상 주택들이 거래된 서초구 내 한 공인중개사는 "자녀들이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각자의 사정에 따라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관망세 속에서 매물을 내놓을지 말지 고민하는 소유주들이 생겨나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생활 힘들어" 매물출회 준비
초고가주택 보유자들이 매물출회 준비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세금 부담이 현실화할 경우 당장 생활이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재 나오는 현금흐름에서 세금 등을 제외하고 생활하는 고령자에게 보유세 인상은 말 그대로 불확실성의 등장"이라며 "아직 (세금) 기준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막연하게 불안한 사람들이 많은 이유"라고 했다.
시장에서 예측하는 초고가주택 기준은 공시가격 30억원 이상이다. 평균 69%인 공동주택 현실화율을 반영하면 시세 약 43억~44억원 아파트가 해당한다.
보유세 확대가 유력한 지역은 강남3구와 용산·성동구 등이 꼽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7월 1~27일 40억원 이상 거래된 아파트 비율은 강남3구가 95%로 압도적이다. 강남구가 14건으로 제일 많았고 서초구 4건, 송파구 2건, 성동구 1건 등이다. 범위를 30억원으로 넓히면 양천구, 영등포구, 광진구까지 포함된다.
일각에서는 초고가주택 기준이 공시가격이 아닌 시세 30억원으로 정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 경우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더 늘어난다. 재건축을 앞둔 강남구의 한 단지 공인중개사는 "오랜 거주자 가운데 현금흐름이 썩 좋지 못한 사람들이 꽤 있다"며 "시세 30억원으로 확정되면 여파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보유세가 확대돼도 '급매'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 압구정 인근 공인중개사는 "적당한 가격이 아닌 급매로만 팔 수 있다고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버틸 것"이라며 "실제로 '4년만 더 버티자'는 소유주들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