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항만공사 통합 추진 중단…분권 흐름에 역행"

백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부산경실련 "항만자율성 강화" 주장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부산지역 시민단체가 전국 4곳의 항만공사를 통합한 한국항만공사(가칭) 설립을 정부가 추진하자,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부산경실련)은 30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만공사는 통합이 아닌 자율성과 항만경쟁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경실련은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의 설립 목적이 각기 다른 데 하나로 묶는 것은 세계적 분권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체에 따르면 부산항은 컨테이너 환적, 광양항은 배후산업과 연계된 종합물류, 인천항은 중국 교역, 울산항은 에너지·물류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부산경실련은 "저마다의 특수성을 지닌 항만들을 과거처럼 하나의 기관으로 묶겠다는 것은 항만 경영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부정하는 일"이라며 "통합은 현장 대응력 약화와 항만경쟁력 저하, 법적 절차적 정당성 결여, 지방정부와의 유기적 결합 악화 우려 등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단체는 다른 국가의 항만공사 운영 방식과 비교해 우리 정부의 통합 논의를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규정했다. 단체에 따르면 1909년 런던항만공사가 세원진 이후 선진 항만의 관리권은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국영에서 민·공영과 민영으로 꾸준히 이양됐다. 로테르담항은 로테르담시가 70%, 네덜란드 정부가 30%의 지분을 나눠 갖는다. 미국의 로스엔젤레스항과 롱비치항은 각각 해당 시(市) 소속의 항만부서로 운영된다. 뉴욕·뉴저지항은 두 주(州)가, 상하이항은 상하이시가 지분과 관리권을 쥐고 있다.

그러나 부산항공사는 재정경제부와 해양수산부로 이원화된 중앙 정부의 통제에 발이 묶여있다고 단체는 주장한다. 부산항만공사의 지난 한 해 매출이 4049억원으로 당기순이익과 순이익률은 각각 439억원, 10.8%인데, 흑자를 내고도 상당 부분은 정부 배당금 명목으로 국고에 환수돼 지역 재투자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부산항만공사의 지배구조에 있다고 단체는 지적한다. 부산항은 국가관리무역항인 까닭에 부산항만공사는 국가가 100% 현물로 출자해 건립, 지역의 지분 참여 자체가 막혔다는 게 단체의 설명이다.
부산경실련은 "의사결정 구조는 더욱 참담하다. 부산항의 최고 의결기구인 항만위원회 위원 7명 중 부산시가 추천하는 인사는 단 2명, 경상남도는 단 1명뿐"이라며 "나머지는 해양수산부 등 중앙이 결정하는 까닭에 전문성과 무관한 정치권 낙하산 인사와 특정인의 측근이 그 자리를 채우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산시와 경상남도의 지분 참여를 보장하고, 지역이 추천하는 항만위원의 비율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부산항만공사를 주식회사형 공기업으로 전환하고, 가덕신공항과 부산신항, 동남권 광역철도를 잇는 트라이포트 구상과 연계, 항만공사법에 명시한 항만공사운영협의회(4대 PA 협의체)를 실질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mail protected] 백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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