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중국 사업 분리 추진… 스페이스X 합병 및 양안 갈등 대비
[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정학적 리스크와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와의 합병 가능성에 대비해 테슬라의 미국 사업과 중국 사업을 완전히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최근 수년간 테슬라 임원진에게 미·중 간 지정학적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미국 법인이 생존할 수 있도록 양국 사업부 사이에 '레이저' 수준의 엄격한 방화벽을 구축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최근에는 스페이스X와의 합병 논의가 구체화됨에 따라 중국 사업부의 분리 준비를 가속화하라는 지침이 일부 임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테슬라 자문단 역시 분사, 매각, 폐쇄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가 중국 사업 분리를 서두르는 주요 배경 중 하나는 스페이스X의 특수성 때문으로 이 기업은 미 국방부의 핵심 안보 사업자로, 기밀 위성 발사 및 전쟁 지역 내 인터넷 서비스(스타링크) 제공 등을 담당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스페이스X 매출의 약 20.9%가 미국 정부와의 계약에서 발생했다.
스페이스X가 지난 6월 성공적인 상장을 통해 860억달러를 조달한 이후, 시장에서는 테슬라와의 합병 기대감이 고조되어 왔다. 그러나 미 국방 안보 규제를 받는 스페이스X가 중국 내 대규모 생산 기반을 둔 테슬라와 합병할 경우, 심각한 이해충돌과 수출 통제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 중국 법인을 분리함으로써 스페이스X의 미 국방 관련 사업과 중국 공급망 간의 접점을 차단하는 '방화벽'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저널은 중국 사업 분리 추진의 또 다른 이유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특히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의 중국 의존도와 대만 TSMC를 통한 반도체 수급 불안을 깊이 우려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해협을 둘러싼 전쟁 가능성에 대비해 2026년 또는 2027년까지 비상 태세를 갖추는 것이 주요 목표다.
테슬라는 이미 첫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부터 중국의 공급원이 공장을 멕시코로 이전하는 '프로젝트 카본(Project Carbon)'을 추진한 바 있으며, 2025년에는 관세 부담 및 미국 정부의 인센티브에 발맞추어 2027년까지 미국 공장에서 중국산 부품 사용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구상 중인 분리안에는 상하이 공장의 수출을 전담할 별도 판매 법인 설립, 미국과 중국 법인 간 IT·오피스 시스템 완벽 분리, 중국 임원의 글로벌 접근 권한 제한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글로벌 대기업 간의 합병 및 법인 분할은 중국 당국의 승인이 필수적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미 국방 핵심 기업인 스페이스X가 테슬라 상하이 공장의 기술 및 공급망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희토류 등 군수 전환 가능 자재가 유출되는 것을 엄격히 경계하고 있다. 또한 중국 내 약 200만명에 달하는 테슬라 운전자의 데이터가 미 안보 기업으로 넘어가는 것 역시 용납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중국 당국이 안보상의 이유로 승인을 거부하거나 강력한 조건부 규제를 걸 경우, 과거 2018년 퀄컴의 융합 승인 실패 사례처럼 합병 및 사업 분리 플랜 전체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저널은 전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