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총량규제까지… 가계 이자부담 '초비상'
주담대 금리 상단 8% 돌파 전망
신규 분양만 잔금 대출 완화 유력
당국 '핀셋지원'에도 혼란 불가피
금리인상과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겹치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치솟고 있다. 금융당국이 기존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차주의 이자 비용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단이 7.50%까지 오르며 연 8%대를 넘보고 있다. 지난해 말 주담대 고정형 금리의 상단이 6%대였음을 고려하면 약 반년 만에 1%p 넘게 뛰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을 강화하고,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이달부터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8%를 넘길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도 대출금리 인상을 야기하는 요소다. 은행들이 연말까지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주담대 문턱을 높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선제적으로 지난달 31일부터 주요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지난달 은행권이 '대출 빗장' 걸어잠그기에 나섰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금리 인상이 다른 은행으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5대 은행의 지난달 30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617조4287억원으로 한 달 새 2조2831억원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3조7012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나머지 은행으로 수요가 쏠릴 수밖에 없다"며 "연말까지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치를 지키려면 금리인상 등 가격 규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일률적인 총량 규제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 상승 등 부작용만 속출하고 있다는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5대 은행이 올해 초 당국에 제출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초과하며 대출 문턱이 급격하게 높아진 가운데 이자 부담만 커졌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당국이 총량규제 중심의 관리 기조를 유지하는 한 핀셋 지원 등의 보완책을 마련해도 시장 혼란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6·27 대출 규제 강화 이후 기존 주택을 매입한 사례는 지원 대상으로 포함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기존 아파트 매수자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총량 규제 자체를 완화해 대출을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하지만 또 총량을 과도하게 늘리면 가계부채와 집값을 자극할 수 있어 당국 입장에서는 관리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적에 따라 정책이 바뀌는 일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당국이 일관되고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이주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