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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통행 유조선 위험, 이란 전쟁 이후 가장 높아져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5월2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 해상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AP뉴시스
지난 5월2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 해상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월말 중동 사태 발발 이후 중동발 원유를 운송하는 유조선들이 가장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BBC방송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데 이어, 대안으로 떠올랐던 홍해 항로마저 연쇄 공격을 받으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전체가 마비될 위기에 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박 추적 업체 케플러(Kpler)의 애널리스트 매슈 라이트는 "원유 무역에 대한 위협 측면에서 이번 위기가 시작된 이래 가장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케플러에 따르면 전쟁 이전 하루 평균 100척 이상이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량은 지난 1일 11척, 다음날에는 8척 수준으로 급감했다. 전 세계 석유 및 가스 물동량의 약 20%를 담당하던 핵심 수송로가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셈이다. 지난 6월 초 미국과 이란이 휴전하면서 일시적인 회복세를 보였으나, 1개월만에 양국 간 재개된 상호 타격으로 통행량은 다시 바닥을 쳤다. 위협을 피하기 위해 다수의 선박은 추적 장치를 끄고 해협을 지나는 일명 '스텔스 운항'을 이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대안 항로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들은 호르무즈 해협 대신 홍해 상의 대안 수송로를 이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이 수송로를 이용하는 사우디 유조선에 연이어 공격을 가하면서 위험이 더욱 고조됐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20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홍해 항구에 대한 봉쇄를 선언했으며,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최근 일주일간 다수의 선박 공격 사건이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케플러의 라이트는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이 원유 흐름을 제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을 주던 대안 요소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문제 위에 또 다른 문제가 쌓인 격"이라고 지적했다.

유조선 선주 단체인 인터탱코(Intertanko)의 팀 윌킨스 상무는 "해운업계가 점차 광범위해지고 악화하며 복잡해지는 안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위험 지역이 사우디아라비아 수역을 넘어 홍해 일부까지 확대되면서 시장과 항해의 자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케플러 데이터에 따르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지난 1일 기준 28척에 불과했으며, 이 중 6척은 위치 추적기를 끈 상태였다. 아시아 수출용 원유를 적재하고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하루 약 4척 수준으로 떨어져 전쟁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해운 업체 하팍로이드 대변인은 이미 노선이 중단되고 선박들이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화물 흐름이 정상화되는 데는 3~4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운 분석업체 제네타(Xeneta)의 피터 샌드 애널리스트는 "어떤 선종을 보더라도 현재 해운업계는 원점으로 돌아갔으며 매우 참담한 상태"라며 "에너지나 컨테이너 화물 모두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명확한 해결책이나 반전의 기미 없이 불안정한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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