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만 돼도 살겠네"… 40도 넘던 극한폭염 한풀 꺾였다
수도권 35도 안팎의 더위 여전
동해안 한낮기온 20도대 기록
부울경 올 강수량 평년 62% 수준
호남·제주 등 농업용수 부족 심각
한때 40도를 넘었던 기록적인 더위가 비와 기온 하강으로 다소 누그러졌지만 일요일인 9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졌다. 최고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는 모두 해제됐으나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여전히 폭염특보가 내려져 있다. 남부지방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강수 부족까지 겹치면서 농업용 저수율이 평년을 크게 밑도는 등 물 부족 우려도 커지고 있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과 경북 동해안, 북동 산지 등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서울과 강원 영서, 충남과 호남, 경남 등 전국 118곳에는 폭염경보가, 전남과 제주 등 82곳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폭염중대경보는 모두 해제됐다. 동해안과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리고 기온이 낮아지면서 극심했던 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동해안에서는 비가 이어지며 한낮 기온이 20도대에 머문 곳도 있었지만 수도권과 호남 등에서는 낮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곳이 나왔다.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폭염과 함께 장기간 이어진 강수 부족은 남부지역의 물 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이날 발표한 '8월 가뭄 예·경보'에 따르면 지난 2월 2일부터 이달 1일까지 최근 6개월간 전국 누적 강수량은 603.0㎜로 평년 736.5㎜의 82.3%에 그쳤다. 지난 1일 기준 전국 48개 시·군에서 기상가뭄이 나타났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의 강수 부족이 심하다. 이 지역의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은 555.7㎜로 평년 879.6㎜의 62.5%에 불과했다. 경북 남부와 경남에는 '주의' 단계인 보통 가뭄이, 부산과 경남 김해, 울산 울주에는 '경계' 단계인 심한 가뭄이 나타나고 있다.
농업 용수 사정도 빠듯하다. 지난 3일 기준 전국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53.2%로 평년 69.9%의 76.1% 수준이다. 경남이 39.6%로 가장 낮았고 전북 44.6%, 제주 48.5%, 전남 48.6%, 경북 52.4% 순이었다. 일부 댐의 저수 상황도 좋지 않다. 경북 영천 보현산댐의 저수율은 9일 기준 15.9%로 전국 19개 다목적댐 가운데 가장 낮았다. 청도 운문댐은 전국 12개 용수댐 가운데 유일하게 가뭄 '심각' 단계에 들어가 있다. 전북지역 저수율도 이날 38.5%로 평년 64.7%를 크게 밑돌았다.
대구·경북에는 전날부터 비가 내린 곳이 있지만 강수가 경북 북부와 동해안에 집중돼 남부지역의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당분간 가뭄이 빠르게 해소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8월과 9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대체로 적을 것으로 전망해서다.
이에 따라 정부도 범정부 대응체계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김광용 중대본 차장 주재로 관계부처와 지방정부가 참석한 가운데 폭염 재난 대응 회의를 열고 농림축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에 설치된 사고수습지원본부의 대응 상황과 폭염 취약계층 관리 대책 등을 점검했다. 중대본은 고령농업인과 야외근로자 등 폭염 취약계층 보호를 강화하고 건설현장과 물류센터 등 폭염 취약사업장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드론과 차량을 활용한 농촌지역 예찰도 확대한다.
김광용 중대본 차장은 "강화된 범정부 대응체계의 성패는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얼마나 지켜내느냐에 달려 있다"며 "특히 고령농업인과 야외근로자 등 폭염 취약계층 안전관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