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AI 모델 빗장 푼다…中 견제하고 오픈AI 추격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메타가 자사의 최고 성능 인공지능(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오픈AI와 앤트로픽에 정면 도전장을 던졌다. 중국 기업들이 오픈 웨이트(open-weight) AI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는 가운데 미국이 AI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폐쇄형 모델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판단이다. 메타는 올해 최대 1450억달러를 AI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동시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지역사회를 위해 10억달러 규모의 기금도 조성한다.
저커버그 CEO는 10일(현지시간) 공개한 6500단어 분량의 AI 에세이에서 메타의 새로운 AI 전략을 공개했다.
메타는 최신 AI 모델인 '뮤즈 스파크 1.2(Muse Spark 1.2)'의 가중치(weights)를 공개할 예정이다. 가중치는 AI가 어떻게 작동하고 결과를 내놓을지를 결정하는 수치로, 이를 공개하면 개발자들이 모델을 내려받아 직접 활용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
메타는 노트북에서 직접 구동할 수 있는 새로운 오픈 웨이트 AI 모델 제품군 '뮤즈 글리머(Muse Glimmer)'도 출시한다. 현재 대부분의 생성형 AI가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클라우드에서 작동하는 것과 달리 뮤즈 글리머는 PC 등 소비자 기기에서 직접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를 겨냥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비용을 줄이면서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저커버그 CEO의 오픈소스 승부수는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의 AI 선두 기업뿐 아니라 중국 기업들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최첨단 AI 모델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 전략을 유지하는 사이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와 딥시크, 문샷 등이 오픈 웨이트 모델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중국 모델은 이미 미국의 최첨단 AI와 경쟁할 정도로 성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외국 연구소들은 현재 여러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미국 AI 기업들이 학습 데이터와 관련해 더 많은 규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오픈소스 모델이 장기적으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이러한 추가적인 장벽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중국의 오픈소스 모델을 막는 방식으로는 미국이 AI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저커버그 CEO는 "외국 오픈소스 모델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효과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며 "우리의 목표는 미국의 오픈소스 모델을 세계 최고로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타의 오픈소스 전략 이면에는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메타는 데이터센터 건설 등을 위해 올해 최대 1450억달러의 설비투자(CapEx)를 계획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AI 인프라 등에 600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저커버그 CEO는 미국이 중국과 초지능 AI 경쟁을 벌이는 데 있어 가장 큰 약점 가운데 하나로 미국 내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건설의 어려움을 꼽았다.
최근 미국에서는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사용하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메타는 이에 대응해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지역사회를 지원하기 위한 10억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데이터센터가 창출하는 경제적 이익을 지역 주민들과 공유해 AI 인프라 건설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저커버그 CEO는 루이지애나주 리치랜드 패리시를 사례로 들었다. 메타의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 주변 경제활동이 늘면서 증가한 지방 판매세 수입을 활용해 지역 교사들에게 1인당 5만달러의 보너스가 지급됐다.
저커버그 CEO는 "미국 전역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지역사회와의 합의 방식을 마련한다면 모두가 함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