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투백 금리인상할까'..'긴축' 띄운 한은 부총재 "8월은 데이터 보고 결정"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 기자간담회
8월 백투백 가능성엔 원론적 답변
물가·성장 경로 봐야.."지속성이 관건"
[파이낸셜뉴스] 이번 긴축 사이클 시작을 알렸던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이달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성장·물가 데이터를 확인한 후 결정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다만 성장과 물가 압력은 분명한 만큼 추가 인상 필요성엔 힘을 실었다.
유 부총재는 11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묻자 "지난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물가 지표가 나왔지만 (금융통화위원회는) 향후 성장과 물가 경로를 보게 될 것"이라며 "만일 참여한다면 통관 수출이나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감안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통화 긴축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사실상 사이클을 개시했던 유 부총재 기존 발언과 비교하면 선명함이 옅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유 부총재는 지난 5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멈추고 인상 사이클로 넘어가는 것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개인 견해를 전제로 하긴 했으나 시장에선 금통위의 피봇(통화정책 방향 전환) 선언으로 해석됐다. 같은 달 금통위는 동결을 택했으나, 다음 7월에 25bp(1bp=0.01%p) 인상이 이뤄지며 실제 긴축 사이클이 시작됐다.
현재 시장에선 다음 인상 시점으로 8월, 10월을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아직 후자에 보다 무게가 쏠린 분위기다. 오는 20일 퇴임하는 유 부총재 후임자가 일주일 만에 금리 결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그러나 2·4분기 실질 GDP 증가율(전기 대비)이 5월 예상치(0.2%)에서 0.4%p 상향된 0.6%로 나타나며 연이어 금리를 올리는 '백투백'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 부총재는 긴축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을 내지 않았다.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 측면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사이클상 특별한 충격이나 요인이 없다면 추가 인상 가능성은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가는 여전히 부담스런 수준이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로 나오며 전월(3.2%)보다 진정되긴 했으나, 신현송 총재가 가중치를 두고 있다는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 상승률은 2.5%에서 2.6%로 되레 높아졌다.
특히 한은은 중동 사태에 따른 공급 측 압력뿐 아니라 경기 개선으로 인한 수요 측 물가 압박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 부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 팬데믹 때처럼 물가가 오르진 않겠지만 문제는 (고물가) 지속성"이라고 짚었다.
반도체 수출 호황에 힘입은 성장은 긴축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이달 공개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은 3.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은 얼마나 초과할 것이냐다. 최근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전망치 평균이 3.2%로 집계되기도 했다.
'장사' 실적도 탄탄하게 뒷받침 하고 있다. 지난 6월 경상수지 잠정치는 497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직전 최대치였던 5월(386억1000만달러)을 111억2000만달러(28.8%) 차이로 따돌리며 역대 1위 기록을 썼다.
그간 부담이 됐던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초반으로 내렸다. 유 부총재는 "1400원대도 굉장히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금통위원들이 약간 여유를 가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긴축 종료 시점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유 부총재는 "성장이나 물가 전망 경로를 볼 필요가 있다"며 "목표치(2.0%)를 딱 맞춰야 하는 것은 아니겠으나 물가가 안정 범위에 들어오고 하향 추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