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넘게 저렴한 中배터리..중국차, 로봇 핸디캡 극복-가격경쟁력 원동력 됐다
[파이낸셜뉴스] 한국 자동차산업이 중국보다 약 4배 높은 공장 자동화 수준을 갖췄지만, 배터리·소재·부품을 아우르는 공급망을 구축한 중국 전기차의 원가경쟁에 밀릴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의 배터리 생산가격이 한국을 포함해 북미, 유럽에서의 배터리 생산가격 보다 최대 35% 정도 낮은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11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불확실성 시대의 전기차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산업의 로봇밀도는 근로자 3.5명당 1대로 주요 자동차 생산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중국은 근로자 13명당 로봇 1대로, 한국의 로봇밀도가 중국의 약 3.7배에 달했다. 독일·일본·미국도 로봇 1대당 근로자가 6.5명 이상으로 한국보다 자동화 수준이 낮았다.
그러나 IEA는 중국에서 배터리 전기차를 생산하는 비용이 선진국 보다 약 35% 낮다고 분석했다.
결국 로봇을 활용한 공장 자동화만으로는 중국의 전기차 원가 우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격차의 핵심은 배터리로, 배터리팩은 전기차 직접 생산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2025년 중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은 유럽보다 35%, 북미보다 30% 낮았다. 이에 따라 유럽 생산 자동차와의 가격 격차는 2024년 30%에서 1년 만에 5%p 확대됐다.
중국은 핵심광물 정제부터 배터리 소재·셀·팩, 완성차 조립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구축했다.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대규모 생산, 높은 공장 가동률도 비용을 낮춘 요인으로 꼽힌다.
일례로 BYD만 해도 배터리와 완성차를 함께 만들 수 있어 외부 조달 마진과 물류비까지 줄일 수 있다.
낮은 생산비가 높은 수익성으로 직결되지 않지만,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은 버티기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압하고 있다는 평가다.
낮은 이익률을 감수하면서 경쟁사가 견디기 어려운 가격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중국 전기차의 강점이란 분석이다.
실제 중국 내 가격전쟁에서 살아남은 대형 브랜드들이 원가 우위를 앞세워 해외 투자를 확대하면 신흥시장에서 한국, 일본 등 완성차 브랜드들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자동차산업은 조립공장 자동화에서 우위를 갖고 있지만 배터리가 생산비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전기차 시대엔 로봇 숫자만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면서 "누가 자동차를 더 효율적으로 조립하느냐 보다 누가 배터리와 소재를 포함한 공급망 전체를 더 저렴하게 운영하느냐가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김학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