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프란체스카 홍, 美 위스콘신 주지사 경선 패배
무상의료·보편교육 등 공약
여론조사 선두 달리며 돌풍
중도 후보에 0.4%p차 석패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한국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정치 신예 프란체스카 홍(한국명 홍윤정)이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패배했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20% 포인트(p) 가량 앞서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중도층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민주당 주류의 막판 견제를 넘지 못했다. 대표적인 경합주인 위스콘신에서 민주당 유권자들이 진보적 선명성보다 11월 본선 경쟁력을 택하면서 홍의 '진보 실험'에도 일단 제동이 걸렸다.
12일 AP통신, NBC뉴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데이비드 크롤리 밀워키 카운티 행정관이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새벽 2시50분 현재 개표율 98%를 기록 중인 상황에서 크롤리 후보가 39.8%를 득표, 39.4%의 표를 얻은 홍 후보를 근소한 차로 제치고 승리를 확정했다고 AP는 전했다. 홍 후보는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지만, 개표가 시작된 이후에는 막판까지 크롤리 후보와 초박빙 접전 양상을 보였다.
홍의 돌풍을 만든 힘은 생활비와 노동계층의 삶을 전면에 내세운 경제 공약이었다. 한국계 이민자의 자녀인 홍은 싱글맘이자 세입자로 요리사로 일했고 라멘 식당도 직접 운영했다. 올해에는 갚지 못한 신용카드 빚으로 소송을 당했지만 이를 자신 역시 노동계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증거로 내세웠다.
무상 의료와 보편적 보육, 학교 무상급식 등을 내걸었고 민주사회주의자라는 정치적 정체성도 숨기지 않았다. 진보 성향이 강한 매디슨뿐 아니라 보수 지역까지 누비며 무당층과 공화당 지지자도 경제 문제에서는 자신의 정책을 지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류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흔들리면서 홍은 빠르게 선두로 올라섰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크롤리를 약 20%p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홍의 후보 선출 가능성이 커지자 민주당 주류가 막판 저지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홍이 후보가 되면 공화당이 다른 민주당 후보들까지 홍과 묶어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홍을 "괴짜 자유주의자이자 교수 휴게실에서나 볼 법한 이색적인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그의 과거 경찰 폐지 주장과 추수감사절을 '식민지 개척자들의 명절'이라고 표현한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이 본선 경쟁력의 약점으로 부각됐다. 민주당 소속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까지 크롤리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당 주류의 견제도 거세졌다.
위스콘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과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고 2020년에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승리할 때 모두 1%p 근소한 차이로 당락을 결정지은 대표적인 경합주다. 11월 본선에서는 크롤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공화당 톰 티파니 연방 하원의원이 맞붙게 된다.
결국 민주당 유권자들은 '진보적 선명성'보다 중도·무당층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본선 경쟁력'에 무게를 뒀다. 홍의 실험은 경선에서 멈췄지만 논쟁은 남았다. 노동계층을 겨냥한 진보적 경제정책과 중도층 확장 전략 가운데 어느 쪽이 경합주에서 더 경쟁력이 있는지는 크롤리와 티파니가 맞붙는 11월 본선에서 다시 시험받게 됐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