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위생 미흡에 미국 수출길 막힌 'K축산물'
K푸드 수출, 70억달러 돌파에도 신선 축산물은 '위생 장벽'에 고전
와규 72개국 수출할 때 한우는 6개국 불과…구제역 백신 발목
가금류 등도 선진국 검역 문턱 못 넘어…"선진국 위생 맞춰야"
[파이낸셜뉴스] K푸드 글로벌화에도 국내 축산물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위생 기준을 넘지 못해 수출 활로를 못찾고 있다. 미국과 EU가 축산물 수입을 위해 지난 2023년 실시한 국내 현장 실사에서 업체들의 전반적인 위생기준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당지역 수출에 나선 기업들의 자발적인 신청을 받아 진행한 실사였다. 이후 다시 절차가 진행 중이다. K푸드 세계회에 날개를 달기 위해선 업체들의 철저한 재정비와 관계기관의 감독 등으로 가공식품뿐 아니라 신선 농축산물의 거대시장 수출에 물꼬를 터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파이낸셜뉴스가 단독 입수한 미국 농무부 산하 식품안전검사국(FSIS)과 EU 집행위원회 식품안전총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국내 주요 식품기업 도축장 및 가공장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 감사에서 한국의 축산물 위생 수준이 현지의 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이나 위생관리 시스템에 부합하지 않은 부분이 있고 질병 청정 상태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본지가 지난 5월부터 수차례 메일을 통해 2023년 실사 결과를 문의한데에 미국 FSIS와 EU식품안전총국이 회신한 내용이다.
양 기관은 당시 한국 현장 실사에 대해 "가축 전염병에 대한 즉각적 위험이 없고 조류인플루엔자(AI) 및 뉴캐슬병(ND) 모니터링은 효과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미국 및 EU와 동등한 위생 수준을 갖추지 못했으며, AI 예찰을 수행하는 실험실이 지도·점검 대상에서 누락됐다"고 꼬집었다. 해당 조사는 식약처와 국내 주요 기업들이 공동으로 돼지고기의 미국 및 EU 수출을 위한 위생 점검을 요청해 실시한 조사다. 도축 및 가공장뿐 아니라 K푸드 수출 전진 기지 역할을 하는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도 해당 감사에서 위생 및 관리 부실을 지적받았다.
현재 국내 축산물 시장은 미국과 EU 등 선진국으로 수출이 사실상 막힌 상태다. 현재는 가금류만이 수출이 가능하지만 미국 FSIS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 수출 자격을 갖춘 국내 작업장은 9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제한적으로 수출이 진행 중인 가금류와 달리 돼지고기, 소고기는 수출 협상 테이블조차 앉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EU로 소고기를 수출하려면 엄격한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입증해야 하지만, 과거 구제역 발생 이력과 이를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인 백신 상시 접종 여파로 수출길이 원천 차단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공식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신선 농축산물 없이는 온전한 한식의 맛을 현지에서 구현하기 어렵다"며 "제대로 된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원재료인 축산물의 수출 검역 및 위생 기준부터 선진국 수준에 맞출 수 있도록 정부의 감독과 지원이 뒷받침돼야한다"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박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