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부실기업 퇴출 본격화…'동전주 탈출' 나선 상장사, 증시 체질개선 신호탄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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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물산(001420), 온타이드(005320), 일신석재(007110), 한국캐피탈(023760), 한국제지(027970), 체리부로(066360), 트리니티항공(091810), 패션플랫폼(225590), 형지글로벌(308100)

리서치알음 분석, 64개 무더기 관리종목의 역설…'상폐 공포'가 기업가치↑
7월 상장규정 개정 이후 시총·주가 하위기업에 '퇴출 압력' 현실화
8월 13일 관리종목 무더기 지정…액면병합 등 기업들의 선제 대응 확산

리서치알음 제공.
리서치알음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의 '부실기업 퇴출'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단순히 관리종목과 상장폐지 기업이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가총액과 주가를 방치해왔던 상장사들이 액면병합과 재무구조 개선,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면서 상장사들의 행동 자체를 바꾸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서치알음은 13일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상장규정 개정안의 핵심을 '상장폐지 숫자의 증가'가 아닌 '상장 유지 비용의 상승'​으로 평가했다. 일정 수준 이하의 기업가치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신호가 명확해지면서 상장사 스스로 기업가치를 관리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개정 규정에 따르면 코스피는 시가총액 300억원, 코스닥은 200억원에 30거래일 연속 미달하면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13일 시가총액 요건으로 온타이드·남성·태원물산 등 코스피 6개사와 형지글로벌·E8·패션플랫폼 등 코스닥 6개사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개정안 시행 이전부터 요건 미달 기간이 누적된 기업까지 포함하면 관리종목 지정 대상은 더욱 늘어난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이른바 '동전주' 기업들의 움직임이다.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상태로 30거래일 연속 지속되는 기업 역시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되면서 13일 일신석재 등 코스피 4개사와 노을 등 코스닥 23개사가 관련 요건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상장사들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리서치알음이 파악한 액면병합 추진 기업은 코스피에서 한국제지·트리니티항공 등 4개사, 코스닥에서는 한국캐피탈·체리부로 등 26개사에 달한다. 주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액면병합이라는 '기술적 대응'까지 동원되고 있다는 점은 이번 제도가 이미 기업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아직 잠재적인 관리종목 후보군도 적지 않다. 리서치알음에 따르면 8월 1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요건에 걸리는 기업은 코스피 31개사, 코스닥 89개사로 파악된다. 주가 1000원 미만 기업 역시 코스피 18개사, 코스닥 29개사가 남아 있다. 향후 주가와 시가총액 회복 여부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 기업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리서치알음은 이를 국내 증시의 구조적인 체질 개선 과정으로 봤다. 과거에는 실적과 성장성이 장기간 훼손돼도 상장 지위 자체가 유지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기업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면 상장 유지 자체가 어려워진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이번 제도의 핵심은 부실기업을 몇 곳 퇴출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장사 경영진에게 '주가와 기업가치도 관리해야 할 경영지표'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있다"​며 "액면병합뿐 아니라 실적 개선과 자산 효율화, 주주환원 등 보다 근본적인 기업가치 제고 움직임으로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할인 요인을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관리종목 지정 확대에 따른 투자자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의 자연스러운 퇴출과 우량기업으로의 자금 재배분이 이뤄지는 시장이 오히려 정상적인 자본시장에 가깝다"며 "이제 투자자도 '싼 주식'보다 '상장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인가'를 먼저 따져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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