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상품 출시 눈치봤는데"...총량 완화에 한숨 돌린 인뱅
신규 대출상품 출시 앞둔 인뱅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1.5 →3.0%
주담대·잔금대출 등 공급 여력 확보
기존 대출 규제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확대하면서 신규 대출상품 출시를 앞둔 인터넷전문은행이 한숨을 돌리고 있다. 시중은행과 비교해 대출 상품군이 다양하지 않은 인뱅들이 늘어난 총량을 기반으로 주택담보대출과 분양잔금대출 등 신규 상품을 공급할 여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내달 분양잔금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3년부터 분양잔금대출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으나 주담대 상품 고도화 등에 집중하면서 실제 출시를 미뤄왔다. 이번 분양잔금대출 출시를 시작으로 대출 상품군을 넓혀 하반기 여신 성장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9월 분양 잔금대출과 4·4분기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대환 출시를 통해서 연간 전년 수준의 대출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올해 출범 5년 차에 접어들면서 주담대 출시를 통해 본격적으로 여신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다. 토스뱅크는 인뱅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고 있다. 2017년 출범한 케이뱅크는 출범 3년 만에 아파트대출상품을 선보였고, 카카오뱅크 역시 출범 5년 만인 2022년 주담대를 출시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2배 높이면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신규 대출상품 출시를 앞두고 부담을 덜게 됐다는 반응이다. 당국이 늘어난 대출 여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공급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만큼 잔금대출과 주담대 출시를 앞둔 양사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실수요 목적의 자금을 적시에 공급해 달라고 업계에 요청한 바 있다.
총량 확대가 기존 대출의 공급 여력을 넓히는 동시에 업계의 후발주자인 인뱅이 새로운 대출상품을 추가할 수 있는 운신의 폭도 키운 셈이다. 인뱅 업계 관계자는 "인뱅은 업력이 짧아 시중은행보다 대출 취급 규모가 작고 상품군도 많지 않다"며 "이번 규제 완화는 단순히 가계대출 공급 여력이 늘어나는 것을 넘어 상품 다양화를 추진하는 인뱅들이 총량 관리에 대한 부담을 일부 덜고 신규 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총량 확대가 곧바로 인뱅 3사의 기존 대출 규제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당국이 늘어난 공급 여력이 투기적 대출 수요를 자극해선 안 된다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인뱅 3사는 지난 6월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고, 마이너스통장 취급을 중단하는 등 대출 고삐를 조이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6월부터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하고, 카카오뱅크는 마통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줄였다. 케이뱅크는 7월 말까지 예정됐던 마통 개설 중단 조치를 이달 말까지 한 달 더 연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기타대출 등 투자 수요는 계속 억제하면서 늘어난 여력을 실수요자 대출에 공급하려는 취지인 만큼 기존 대출 제한 조치가 곧바로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