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제대로 알고 평가하라" 경고에도…'경기도 비상재정 아니다?' 온도차 제각각
외부 TF·정치권 재정 진단 동상이몽…4개 TF 난립에 혼란 가중
"채무비율 12% 착시일 뿐"…추 지사, 위기론 일축에 강경 반격
소통 없는 각개전투에 갈등 확산…"단일 컨트롤타워 구축 시급"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최근 경기도의 비상재정상황을 선언하며 '사실상 부도'라는 파격적인 표현까지 썼지만, 정작 재정 위기의 실체와 원인을 바라보는 정치권과 전문가 조직의 진단은 제각각이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일원화된 소통 창구가 없는 상황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갈등을 확산하는 모양새다.
결국 추 지사가 "경기도 실상을 제대로 알고나 평가해달라"며 재정 상황의 심각성을 둘러싼 시각차에 강력히 경고하고 나서면서 경기도 안팎의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16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 재정 상황을 둘러싸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재정혁신TF'가 운영을 종료한 것을 포함해 경기도의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서 별도의 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며, 도 집행부에서도 재정위기극복TF를 운영하는 등 모두 4개의 TF가 난립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분석 및 위기의식이 극명하게 상충하면서, 비상재정상황 극복을 위한 명확한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행정안전부가 정한 지방채 채무 기준상 경기도 자체 및 출연기관 채무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복식부기 재정운영표를 분석한 결과 가용재원이 심각하게 줄었고 적자 폭이 커 재정 상황이 매우 엄중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표면적인 채무 지표는 기준 내에 들어오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집행할 수 있는 현금성 재원이 바닥나 사태가 매우 엄중하다는 신중한 진단이다.
전문가들이 구조적 재정난의 엄중함을 경고하는 한편, 도청 내부 공직사회가 느끼는 심각성 역시 팽팽하게 고조되고 있다.
추 지사의 특별 지시로 즉시 출범한 '재정위기 극복 전략 태스크포스(TF)'가 주형철 경제부지사 주재로 가동되며 강력한 사업 재정 구조조정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단기 세출 구조조정과 기존 사업 백지화 검토 소식에 공직사회 전반에는 실질적인 비상상황에 따른 중압감이 감돌고 있다.
재정혁신TF는 사태의 근본 원인을 '중앙집권적 재정 구조와 역차별'로 규정했다. 경기도가 반도체 등 대기업 인프라를 지원하면서도 정작 법인지방소득세는 기초지자체로 가고 도는 취득세에만 의존하는 기형적 세입 구조라는 진단이다.
반면,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원인 진단의 화살을 전임 도정으로 돌렸다.
국민의힘 측은 "추 지사가 잘못된 세제 구조 탓만 하지만, 도 채무 약 7조원 중 5조1000억원이 민선 7기 이재명 도정 때 시작된 기금 차입금"이라며 "당시 재난지원금 등 선심성 사업을 위해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끌어다 쓴 후과가 상환 폭탄으로 돌아온 것이 본질"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추 지사와 같은 당인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조차 별도의 '경기도 재정건전성TF'를 구성하고 대안 마련에 나섰지만, 감액 추경을 둘러싸고 도의회와 협의하지 않는 모습에 부정적인 반응이 감지되면서 적극적인 협력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추 지사는 개인 대출에 비유하며 "빌린 돈은 이미 생활비로 써버렸고 가지고 있는 재산은 넉넉하지 않은데, 대출 만기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쓰던 대로 쓰자'는 것은 책임 있는 가장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특히 추 지사는 '채무비율이 높지 않다'는 의견에 대해 "숫자만 그럴싸한 빈껍데기 지표일 뿐"이라며 "2025년 말 경기도의 채무는 약 6조 1,000억 원,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12%대로 감당할 만해 보이지만, 가진 재산과 실제 갚을 능력을 함께 보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도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15.3%)이 전국 최고 수준인 점 △2023~2025년 채무 증가율(36.1%)이 전국 평균(12.7%)의 약 3배에 달하는 점 △취득세 의존도가 절반에 달하는 불안정한 세입 구조 등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추 지사는 "눈앞에 '회색 코뿔소'가 다가오고 빚을 갚기 어려워질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하느냐"며 "1,420만 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도지사로서 재정 비상 선언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원인 진단부터 통일하지 못한 채 자기주장만 되풀이하는 정쟁과 각개전투식 TF 난립이 계속된다면, 세제 개편이나 지출 구조조정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은 표류할 수밖에 없다.
도지사의 '부도 위기론'으로 도민들의 불안만 극대화된 상태에서, 각 조직이 소통을 외면하고 각자도생식 행보만 이어가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도정과 도의회 여야, 민간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정확한 재정 실상을 공유하는 '소통과 협력의 단일 컨트롤타워'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mail protected] 장충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