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이란, 미국과 비밀리 협상 보도 부인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4월 파키스탄의 중재로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열린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진나 컨벤션 센터 모습.타스연합뉴스
지난 4월 파키스탄의 중재로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열린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진나 컨벤션 센터 모습.타스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란 정부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이라크 내 쿠르드 중재자를 통해 미국 측과 비공식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을 공식 부인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스는 호세인 모헤비 IRGC 대변인이 백악관과 비공식 대화를 진행 중이라는 언론 보도를 일축했다고 전했다.

모헤비 대변인은 이란 국영 통신사 타스님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폭스뉴스를 통해 양측의 접촉을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를 조작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16일 네치르반 바르자니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 대통령이 지난 5월부터 트럼프 행정부와 직접 소통하며 워싱턴과 IRGC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바르자니 대통령실은 양측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으나, 평화 협상에서 특정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침 17일은 지난 6월 파키스탄의 중재로 성사된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에 명시된 미국과 이란의 60일간의 휴전 및 협상 기간이 종료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이 합의는 호르무즈 해협 조항에 대한 양측의 해석 차이로 인해 7월 미·이란 간 상호 공격이 재개되면서 이미 사실상 파기된 상태였다.

이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양해각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확인했다. 바가에이 대변인은 MOU는 제재 완화와 핵 문제라는 두 가지 이슈에 대해 60일간 협상하도록 규정했고,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연장할 수 있었다면서도 "합의 수 주 만에 미국이 조건을 심각하게 위반했기 때문에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 스위스에서 한 차례 직접 회담을 열고 장기적인 기술적 협상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으나, 이란의 상선 공격과 미국의 보복 공격이 이어지며 대화는 결렬됐다. 전쟁 재개 이후 이란은 미 해군 봉쇄 해제, 포괄적 제재 완화, 지역 내 휴전 등 대대적인 양보가 선행되지 않는 한 협상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태에서는 어떤 합의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란은 해협에 인접한 오만과 통행관할권 통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기 위한 직접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란과 오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업용 선박을 위한 임시 항로를 개방해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는 방안과 통과 유조선에 일종의 서비스 수수료 형태의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이란 측 역시 미 해군의 봉쇄가 해제되지 않는 한 해협이 열리지 않을 것이며, 전쟁 상황과 관계없이 서방 선박의 통항은 영구적으로 금지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이번 오만-이란 간 협상에 미국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미 당국자들은 협상 내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음을 내비치며, "오만이 방해한다면 폭격을 가할 것"이라고 특유의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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