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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뛰자 물가 공포 다시…美·유럽·日 장기금리 줄줄이 최고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이란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미국의 재정적자 우려에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에 따른 대규모 회사채 발행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장기 국채 금리가 수십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5.33%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5%를 밑돌았지만 불과 한 달여 만에 0.3%p 이상 뛰었다.

장기금리 상승은 미국에 그치지 않았다. 독일 30년물 국채 금리는 3.78%로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프랑스 30년물도 4.9%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영국 30년물은 5.86%까지 올라 1998년 이후 최고치에 근접했다. 일본 30년물 역시 4.16%로 사상 최고 수준에 다가섰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유가다. 브렌트유는 전날 2주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 마감한 데 이어 이날도 91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적인 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채권 매도세를 자극하고 있다.

모히트 쿠마르 제프리스 유럽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장기물 금리는 대체로 유가를 따라가고 있다"며 "유가가 90달러 이상으로 올라가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유가만이 아니다. 미국 국가부채가 40조달러에 육박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장기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경기까지 둔화할 경우 정부가 기업과 소비자를 지원하기 위해 추가 재정을 투입해야 할 가능성도 시장의 부담이다.

여기에 AI 투자 경쟁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가세했다.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장기 회사채 발행이 집중되면서 같은 장기자금을 필요로 하는 정부 국채와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액이 사상 최대인 1조9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조4400억달러보다 약 32% 늘어난 규모다.

안슐 프라단 바클레이스 미국 금리 리서치 책임자는 장기 국채 매도세의 원인으로 파이낸셜타임스(FT)에 "재정적자 전망, AI 관련 회사채 발행, 미 국채 투자자 기반의 변화" 등 세 가지를 꼽았다. AI 관련 기업들이 대규모 장기채를 쏟아내면서 투자자들이 국채와 회사채를 소화하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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