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보상·임금 놓고 평행선...은행권 노사갈등 격화
카뱅 자사주 보상안, 노조 요구안과 별개
성과보상 갈등 속 집단행동 지속 예정
임원 보상 기준 투명성 요구
금융노조 내달 총파업 나서
국책은행 지방이전까지 갈등 전선 확대
[파이낸셜뉴스] 성과보상·임금 인상을 둘러싼 은행권 노사 갈등이 파업과 준법투쟁 등 집단행동으로 번지고 있다. 카카오뱅크 노조가 성과보상 체계를 두고 사측과 대립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다음달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은행권 전반으로 노동쟁의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임직원 대상 자사주 활용 방안은 카카오뱅크 노조와 합의된 사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기준 보유한 자기주식 53만2334주 중 27만주는 소각하고, 나머지 자사주 26만2334주는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임직원 보상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임직원 보상책에도 노사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자사주 활용 방안은 노조가 기존에 요구해 온 성과보상 협상과 별개로 추진된 데다 노조 역시 기존 요구안을 토대로 집단행동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요구하는 구체적인 보상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카카오뱅크 노조는 회사 성장에 걸맞은 보상을 요구하며 조합원 대다수가 연차·휴무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두 차례 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지난 12일부터 근로시간 외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성명문을 통해 경영진과 구성원 간 성과 보상 기준의 격차를 지적하며 임원 보상 기준의 투명성과 일관된 성과배분 원칙 마련을 촉구했다. 올해 상반기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금융권 최고 수준인 81억7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카카오지회는 "임원에게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며 "성과에 대한 보상에는 책임이 함께 따라야 하고 그 성과를 함께 만든 구성원에게도 일관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뱅크는 파업과 준법투쟁이 이어지는 현실을 직시하고 노동조합과의 교섭에 책임 있게 나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윤 대표의 상반기 보수 중 72억9000만원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익으로 지난 10년간 카카오뱅크를 이끌어온 장기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스톡옵션은 고객 수 1300만명과 세전이익 1300억원 달성을 전제로 부여된 장기 성과보상"이라며 "현재 카카오뱅크는 고객 수와 수익성 측면에서 이미 이를 크게 넘어서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뿐 아니라 은행권 전반에서도 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을 둘러싸고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국책은행 지방 이전 문제까지 가세하며 갈등 전선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금융노조는 다음달 4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지난 12일 진행한 '2026년 산별교섭 승리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중 96.1%(6만6154명)가 쟁의행위에 찬성한 바 있다. 금융노조는 △주 4.5일제 도입 △실질임금 삭감 중단 △지방이전 시도 중단 등을 주요 요구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국책은행 지방 이전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지난 18일 금융노조는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전하려는 시도는 국가 금융경쟁력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융기관과 기업, 자본시장, 전문인력이 한곳에 모여 만들어내는 경쟁력을 정치적 필요에 따라 인위적으로 흩어놓는다면 그 피해는 금융산업 전체에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