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러시아, 연료 수입 개시…"한국 등서 27만t 확보"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가운데 하나였던 러시아가 이달 중 아시아에서 휘발유, 경유 등 연료 27만t 가까이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 설비가 심각한 타격을 받은 탓이다.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에 연료 부족 위기를 몰고 왔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19일(현지시간) 국영방송 베스티와 인터뷰에서 "연료 수입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달 들어 연료 27만t을 수입했다. 이 가운데 약 3분의 1은 러시아 원유 수입에 의존하는 인도에서 생산됐다. 나머지는 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수출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연료 수출은 원산지 추적이 어려운 '선박 간 이송(ship-to-ship)' 방식으로 이뤄졌다. 공해상에서 선박끼리 연료를 넘겨받는 방식이다. 번거롭고 위험할 수 있지만 러시아에 연료를 수출한 것이 확인되면 서방의 제재를 받을 수 있어 이런 방식을 택하고 있다.
7월까지만 해도 러시아의 연료 수입은 없었다.
해사 정보 업체 보텍사와 케플러(Kpler) 등에 따르면 이번 주 러시아 극동 지역으로 연료를 실은 유조선 2척이 도착한다.
이 가운데 1척은 말레이시아 조호르 해협 해상에서 선박 간 이송 방식으로 항공유 최소 4만t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케플러 등에 따르면 또 다른 유조선은 이달 초 여수 앞바다에서 선박 간 이송 방식으로 휘발유 3만t 가까이를 실었다.
로이터는 앞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7월 말에도 한국에서 연료 3만t 가까이가 해상을 통해 러시아로 보내졌다고 보도했다.
연료 부족으로 위기에 처한 러시아는 연료 수출을 중단하는 한편,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금지했던 저급유 생산도 다시 허용하고 나섰다.
노박 부총리는 유로2, 유로3, 유로4 등급 휘발유 생산을 허용하기 위한 규정이 모두 채택됐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6년부터 대기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고품질의 유로5 등급 휘발유 생산만 허용했지만, 이달 초부터 저등급 휘발유 생산을 일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연료 부족 사태로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해 각 지역 주유소 앞에 장사진이 펼쳐지고 있다. 휘발유를 구하려는 자동차들이 수백m씩 길게 늘어서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