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용산공원 보존하고 용적률 높여 공급 부족 해결을
세계 주요 도시보다 서울이 낮은 편
재개발 규제 풀어 수직 개발 검토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만나 용산공원 개발을 놓고 논의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오 시장은 전체 부지 가운데 일부라도 주거 용도로 전용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용산공원을 택지로 개발해 아파트 등 집을 짓는 데 찬성하기 어렵다. 지도를 펴 보면 서울은 녹지가 많은 곳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시 자료를 봐도 미국의 뉴욕이나 중국 베이징 등 다른 나라의 수도보다 1인당 공원 면적은 조금 넓게 나타난다. 그러나 시민들이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범위를 좁히면 1인당 공원 면적은 훨씬 적다. 공원이 대부분 외곽의 산지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용산공원은 사실상 서울의 유일한 대규모 공원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비견된다. 뉴욕이 집값이 비싸고 인구밀도가 높아도 센트럴파크에 집을 짓자는 데 동의할 시민은 없을 것이다.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도심의 열기를 떨어뜨리는 공원의 가치는 무한하다고 해야 할 정도로 소중하다. 용산공원을 없앨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공원 부지를 더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서울에 집 지을 땅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해결할 방법이 없지는 않다. 장기적으로는 서울의 인구를 분산해 인구밀도를 낮춰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균형발전 정책처럼 지방을 발전시켜 서울 사람들이 내려가서 살게 해야 한다. 인구가 줄면 자연스럽게 주택 수요도 줄어 집값도 내려갈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당장에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두번째 방법은 용적률을 완화하는 것이다. 용적률을 높이는 만큼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다. 말하자면 수평적인 공급 확대는 불가능하니 수직적인 공급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서울의 평균 용적률은 160%에 미치지 못하는데 세계 주요 도시들은 200%가 넘는 곳도 많다. 중심부만 따질 경우 뉴욕은 3300%, 도쿄는 1800%인데 서울은 1000%로 제한된다.
뉴질랜드의 최대 도시 오클랜드시는 만성적인 주택 부족과 높은 집값을 타개하기 위해 전체 주거지역의 75%에 대해 용적률과 고도제한을 완화하는 '업조닝(Up-zoning)' 정책을 펴 주택 공급을 늘렸다. 그 결과 6년 후인 2022년 임대료가 28%나 낮아졌다고 한다.
강남을 비롯한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부터 용적률을 높여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은 용산공원을 없애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그러자면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부터 대폭 풀어야 한다. 물론 교통과 주차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부수적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수직개발을 하면 지상의 여유공간이 늘어나 공원으로 만들 수 있다.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 재개발 사례가 참고할 만하다.
무엇보다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은 그토록 반대하면서 용산공원을 허무는 데는 거리낌이 없는 정부의 태도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여야가 뒤바뀐 느낌이다. 공원을 한번 훼손하고 개발하면 영원히 되돌릴 수 없다. 높이 지은 건물은 언제든지 부수고 공원으로 만들 수 있다.
법까지 바꿔 밀어붙일 일은 더욱 아니다. 장관과 시장이 만나 결정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전문가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근시안적인 순간의 정책이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모습을 영원히 망가뜨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