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에 물 빠진 파나마운하 축소 운영…글로벌 물류압박 가중
온두라스 국토 80% 가뭄 경고…중남미 이어 페루까지 엘니뇨 확산
[파이낸셜뉴스]지구 온난화와 결합한 '역대급' 엘니뇨 현상으로 중남미 지역이 말라가고 있다.
역내 주요 수로이자 글로벌 물류 요충지인 파나마 운하가 수위 저하로 통과 선박 수를 축소하기로 했다. 온두라스는 국토 대부분에 가뭄 경보를 내렸고, 남미 페루 역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파나마운하청은 20일(현지시간) 엘니뇨 시기에 대비해 다음 달 초부터 일일 선박 통과 수를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조치에 따르면 운하청은 오는 9월 4일부터 일일 통과 선박 수를 34척으로 제한하고, 같은 달 15일부터는 32척으로 추가 축소한다. 파나마 운하의 하루 최대 처리 용량은 40척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해상 공급망의 대기 시간 증가 및 운임 상승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라프렌사·엘에랄도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온두라스 정부는 전날 수도 테구시갈파를 포함한 전국 298개 지자체 중 약 80%에 달하는 234곳에 가뭄 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피해가 심각한 75개 지역에는 최고 수위인 '적색경보'를 선포했다.
나스리 아스푸라 온두라스 대통령은 전날 저수지 건설과 식량 지원 등 긴급 대책을 발표하며 "이번 위기가 내년 4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가뭄이 촉발한 현장의 기아 위기는 임계치에 다다랐다. 적도 인근 태평양 수온이 상승해 전 세계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엘니뇨 현상은 최근 지구 온난화와 결합하면서 중남미 일대에 심각한 가뭄을 유발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이번 엘니뇨는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수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니카라과에 걸친 기후 취약 지대 '중미 건조 회랑'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불타는 지구에 기름을 붓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피해는 남미 대륙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페루 정부는 최근 가뭄과 폭우 등의 우려로 전체 도시의 3분의 1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달 취임한 게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은 엘니뇨 대응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email protected]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